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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2-01 1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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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우주항공청, 정책·외교 인재도 챙겨야…사천 유인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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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4.02.01. 오후 1:49  수정2024.02.01. 오후 1:53

 

1일 '우주항공청 어떻게 만들 것인가' 토론회

1일 국회 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열린 '우주항공청 어떻게 만들 것인가'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포즈를 취했다. 박건희 기자올해 5월 개청 예정인 우주항공청 설립을 두고 우주산업 전문가들은 "민간 위주의 우주개발이 이뤄지는 '뉴스페이스 시대'에 맞춰 조직을 구성하고 과제를 설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글로벌혁신연구포럼 주최로 열린 '우주항공청 어떻게 만들 것인가'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은 이창진 건국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2015년 이전까지 우주 기술 발전은 국가가 이끌었기 때문에 거의 정체돼 있었다"며 "낮은 발사비용, 고성능, 경량화를 앞세운 민간 주도 뉴스페이스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주항공청은 총 300명 규모로 설립된다. 연구개발(R&D) 인력이 200명, 행정 인력이 100명이다. 이 교수는 "기술 전문가보다는 정책 외교 전문가 영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근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1차관이 해외 순방을 통해 해외 전문가를 유치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기술 전문가 영입에 그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개청까지 2~3개월 남은 상황에서 우주청에는 정책 전문가가 절실하다"며 "기술 전문가는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 인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 "해외발사장·해상발사장 개척, 국가 어젠다 돼야"…우주항공청에 거는 기대 

항우연과 함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고도화사업을 총괄 주관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준원 상무는 우주항공청이 우주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해야 할 주요 과제로 발사 수요 창출, 기업의 적정 이윤 확보, 발사체 발사장 확대를 꼽았다.  

이 상무는 "우주개발사업에서 기존 연구개발(R&D)식 접근으로는 기업이 영업 이익을 내기가 어렵다"며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안에서 계약 방식이 도입됐지만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R&D 방식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약 방식을 활성화해 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해야한다"고 말했다. 

앞서 2022년 개정된 우주개발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은 우주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에 R&D방식이 아닌 계약 방식을 도입키로 했다. R&D 방식은 개발기관이 기술소유권을 가진다. 기업은 연구개발에 필요한 직접비는 지급받지만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계약 방식을 도입하면 기업이 연구개발에 참여하면서도 이윤을 얻을 수 있다. 

이어 "우주산업의 특성을 감안해 개산계약을 도입해 원가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산계약은 국가 계약에서 우선 대략적인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대금은 사후에 정산하는 방식이다. 개발기관이 가져가는 기술소유권의 경우 "기업과의 공동소유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발사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발사장과 해상발사체계를 국가가 나서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남쪽 해상을 제외하곤 3면이 막혀있는 지리적 한계로 인해 위성 발사에 한계가 있다"며 "해외 발사장 개척은 기업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국가 대 국가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용이 조 단위로 투입되기 때문에 우주청이 생기면 국가 어젠다(안건)로 논의해볼 만한 주제"라고 강조했다.

최진혁 과기정통부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 과장은 "해상발사체계를 만드는 데 발사대에만 2조원, 운반 선박에 2조원이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상발사체계 건설은 국내 업체가 가진 강점을 활용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 '고급인력이 사천까지 가겠나' 우려 이어져…"좋은 보수 조건 챙기겠다"

우주항공청은 경상남도 사천에 들어설 예정이다. 대부분 주요 인프라가 수도권에 몰려있는 현실에서 우수 인력을 사천으로 끌어들일 유인책 마련도 시급한 상황이다. 

이준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상무는 "누리호 참여 기업 300여개 중 한화를 비롯해 절대 다수가 경남권에 있다"며 "경남권 협력 업체가 많아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항우연 출신인 김해동 경상국립대 항공우주공학부 교수는 "개발에 매여있는 항우연 인력을 대거 경남에 생길 위성개발혁신센터로 빠르게 파견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항우연의 많은 인재가 위성 개발에 힘을 쏟고 있어 정작 미래 기술 연구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항우연은 위성센터에 빠르게 기술을 이전해 연구원들이 아르테미스 미션, 화성 유인탐사선 등 미래를 위한 연구를 고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항우연의 인력 유출이나 기술 유출을 우려할 때가 아니라 항우연 연봉의 2.5배를 주고서라도 우수 연구원이 산업체로 뻗어나갈 수 있게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경남 창원시가 지역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우주항공 핵심 산업 역량의 약 70%가 경남에 있기 때문에 항공우주산업을 키우는 데 지역의 산업 기반와 인력을 활용하려는 국가의 정책적 의지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최진혁 우주항공설립추진단 과장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할 수 있도록 보수 조건을 잘 챙겨서 일자리를 준비하고 있다"며 "우주항공청 인력에 적정한 대우와 역할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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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