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4.04.19. 오전 11:16
스웨덴 린셰핑대 연구진이 금 원자로만 이뤄진 2차원 시트 '골든'을 만들었다./린셰핑대, 네이처 합성 원자 하나 두께로 세상에서 가장 얇은 금박이 탄생했다. 반도체나 금 촉매로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스웨덴 린셰핑대 연구진은 금 원자로만 이뤄진 2차원 시트 ‘골든’을 만들었다는 연구 결과를 16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 합성(Nature Synthesis)’에 발표했다. 일반 시중에 판매하는 금박보다 400분의 1이나 얇다. 2004년 탄소 원자로만 이뤄진 2차원 시트 ‘그래핀’이 발견된 뒤 과학자들은 수백 가지 이상의 2차원 시트를 만들어냈다. 주석 시트와 납 시트를 만들었으며, 다른 재료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워진 금 시트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금 시트를 단독으로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 입자들이 모이면 나노입자로 뭉쳐지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라스 허트만(Lars Hultman) 린셰핑대 물리학과 교수는 18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골든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탄생한 독립형 2D 시트”라며 “결정적으로 골든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한 화학반응이므로 대규모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에도 미국 뉴욕대 연구진이 2차원 금박을 만들었다고 주장했었다. 린셰핑대 연구진은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와 기타 데이터를 기반으로 뉴욕대 연구진이 만든 금박에는 다른 원자가 붙어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금 원자 하나로만 이뤄진 2차원 시트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에 대한 네이처에 질문에 뉴욕대 연구진은 응답하지 않았다. 린셰핑대 연구진은 탄화티탄(titanium carbide) 사이에 실리콘 원자 시트를 샌드위치처럼 넣은 다음 고온에서 금을 추가했다. 그랬더니 금 원자가 확산돼 실리콘 대신 탄화티탄 사이에 껴들어가면서 2차원 금박이 완성됐다. 이후 연구진은 탄화티탄을 벗겨내 너비가 최대 100nm(나노미터, 1nm는 100만분의 1mm)이고 두께는 원자 하나로 된 금박 ‘골든’을 완성했다. 연구진은 매우 단단한 탄화티탄을 벗겨내는 과정에서 ‘무루카미 시약’으로 불리는 알칼리성 페리시안화칼륨 용액을 썼다. 허트만 교수는 “매우 흥미롭게도 이 방식은 100여 년 전부터 일본 대장장이들이 철제 공예품을 장식할 때 사용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방식은 강철에서 다른 원소로 된 불순물을 제거하거나 금 코팅을 지우는 효과가 있다. 재료는 극도로 얇게 만들면 특별한 성질이 생긴다. 연구진은 골든도 일반 금과 달리 반도체 성질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빛을 만나면 전자 파동을 일으켜 물을 분해하는 광 촉매로도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현재 골든을 더 큰 조각으로 만들어내는 방법을 찾고 있다. 또한 이러한 방식으로 이리듐, 백금, 팔라듐 등 다른 금속의 2차원 시트를 만들 수 있는지 연구 중이다. 스웨덴 린셰핑대 연구진이 금 원자로만 이뤄진 2차원 시트 '골든'을 만든 과정./린셰핑대, 네이처 합성 참고 자료 Nature Synthesis (2024) DOI: https://doi.org/10.1038/s44160-024-00518-4 이정아 기자 zzunga@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