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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6-19 12: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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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인간 vs AI’ 누구에게 운전대 맡기는 게 안전할까?
내용

 

입력2024.06.19. 오전 6:02 

 

 

자율주행, 후방충돌 확률 AI가 50% 낮아
해 뜨고 질 땐 AI 사고 확률이 5.2배 높아져
일반 자동차 운전하는 휴머노이드도 개발

 

운전 실력에 자부심이 있는 사람이 많다. 오랫동안 영업 차량을 운전한 사람들은 더 그렇다. 그런 사람과 인공지능(AI)이 운전 실력을 겨룬다면 어떨까. ‘안전 운전’이라는 개념만 놓고 보면 AI의 완승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AI는 아직 빛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져 기술적 보완이 더 필요한 부분도 있었다.

 

모하메드 압델아티(Mohamed Abdel-Aty) 미국 센트럴 플로리다대 토목환경건설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자율주행 차량이 잠재적으로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더 안전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19일 발표했다.

개와 늑대의 시간 빼곤 AI가 안전

 

압델아티 교수 연구진은 2016~202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차량 사고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에는 자율주행차 2100대, 인간이 운전한 차량 3만5133대의 사고 데이터가 쓰였다.

연구에 수집된 자율주행차 사고 데이터는 자율주행 레벨2 1001건과 레벨4 1099건이다. 자율주행 레벨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자율주행차 자동화 수준을 정의하는 표준을 말한다. 자율주행 레벨2는 ‘부분 자동화’로 운전 보조 시스템이 조향·가속·제동을 지원하지만, 주행 환경에 따라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수준이다. 자율주행 레벨4는 ‘높은 자동화’로 특정 조건에서는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단계다. 자율주행의 최고 단계는 레벨5로, 모든 조건에서 시스템이 완전한 자율주행을 수행하는 성능을 의미한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국토교통부가 무인 자율주행 기술개발 활성화를 위해 안전관리자나 운전보조자가 없는 '완전 무인' 자율주행차의 일반 도로 임시 운행을 허가했다. 이르면 10월부터 서울 마포구 상암동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 가운데 3.2㎞ 순환 구간에서 달릴 수 있게 된다. 사진은 13일 서울 상암동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에 정차된 자율주행 차량. 2024.6.13/뉴스1

 

 

AI가 적용된 자율주행차는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차량보다 사고가 더 적게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일반적인 교통 상황에서 자율주행차는 사람이 운전한 차량보다 후방충돌이 50%, 측면충돌이 20% 적었다. 특히 직진이나 차선 변경 상황에서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각각 29.9%, 26.7% 낮았다.

비가 와서 운전이 어려운 날에도 자율주행이 더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율주행 레벨4 차량은 레이더와 라이다(LiDAR), 위성항법시스템(GNSS), 카메라처럼 고급 센서를 장착했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쏘고 물체에서 반사된 빛을 감지해 거리를 측정하는 센서이다. 자율주행 레벨4 차량은 폭우 환경에서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보다 폭우 환경에서 사고가 33.5% 덜 일어났다.

다만 AI에게도 약점은 있다. 연구진은 동틀 녘이나 해 질 녘에는 자율주행차의 사고 확률이 인간 운전 차량보다 5.25배 높았다고 밝혔다. 해가 뜨거나 지는 시점은 언덕에 있는 동물이 착한 개인지 아니면 무서운 늑대인지 도대체 구분하기 어려운 어둠과 밝음의 경계에 있다고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부른다. 자율주행차 센서는 이 시점에 빛 조건이 변하는 주변 환경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회전이나 좌회전 상황에서도 주변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보다 사고 확률이 1.9배 높았다.

연구진은 특정 상황에서는 아직 자율주행보다 직접 운전이 낫지만, 기술이 점점 발전하면 자율주행이 도로를 안전하게 만들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진은 “대부분 사고 시나리오에서 객체 감지와 회피, 정밀 제어, 의사 결정 능력 덕분에 일반적으로 자율주행이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것보다 안전했다”며 “자율주행의 안전성을 더 높이려면 고급 센서와 강력한 알고리즘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운전하는 인간형 로봇도 등장

 

일반 자동차도 바로 자율주행차가 될 수 있다. 미래를 그린 영화에 나오듯 인간형 로봇이 운전하는 것이다. 가와하라즈카 켄토(Kento Kawaharazuka) 일본 도쿄대 기계정보학과 교수 연구진은 운전용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무사시(Musashi)’를 개발하고 있다. 무사시는 카메라로 이뤄진 눈과 힘 조절 센서가 달린 손과 발로 직접 운전할 수 있다. AI 시스템으로 지나가는 자동차나 신호등 색상을 구별할 수 있다.

운전하는 휴머노이드는 이제 막 첫발을 뗐다. 가와하라즈카 교수 연구팀은 최근 무사시로 차량을 운행해 시속 5㎞로 직진과 우회전, 좌회전하는 데 성공했다. 속도가 너무 느리고, 제한된 범위 안에서만 운행할 수 있다는 건 무사시의 한계였다.

가와하라즈카 교수는 “페달의 속도나 자동차의 속도가 높지 않고, 자동차의 핸들링도 인간에 비해 빠르지 않다”면서도 “모든 자동차에서 작동하는 휴머노이드는 50년, 100년 뒤에 유용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휴머노이드는 일반 자동차도 운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 자체가 로봇이라는 점에서, 굳이 인간형 로봇으로 일반 자동차를 운전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참고 자료

Nature Communications(2024),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4-48526-4

IEEE Robotics & Automation Magazine(2020), DOI: https://doi.org/10.1109/MRA.2020.2987805

 

송복규 기자 bgs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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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