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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7-08 07: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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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키워드만 입력하던 검색, 이젠 AI와 대화하며 고른다
내용

 

입력2024.07.08. 오전 12:36

 

 

검색 서비스 ‘대화형 AI’로 진화


 

일러스트=송윤혜

 


“올해 투자할 만한 주식 종목을 정리해 보고해 줘.”

미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 최근 공개한 대화형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 ‘구버’에 기자가 직접 물어보니 ‘2024년 유망 주식 종목’으로 알리바바와 바이오엔테크, 구글 등 7가지 주식을 추천해 줬다. 각각의 기업 개요와 주가 변동, 성장 가능성 등을 한 줄로 요약하는가 하면, 사용자 월급에 맞춰 매월 얼마나 투자하는 게 좋을지도 설명했다. 구버는 한국 AI 기업 솔트룩스의 거대언어모델(LLM) ‘루시아’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다양한 언어로 퍼져 있는 관련 정보들을 모아 한국어로 번역해 주고, 뉴욕타임스 등 사용자가 유료로 가입한 서비스까지 탐색해 답변을 제공한다. 구버 측은 “심층 질의응답과 정보 추천, 번역은 물론 사용자가 원하는 주제를 AI가 자동으로 모니터링해 보여줄 수도 있다”고 했다.

키워드 중심이었던 검색 서비스가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일반적 검색은 ‘올해, 주식, 투자, 종목’처럼 원하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해당 단어가 들어간 사이트나 글들을 나열해서 보여주는 식이다. 하지만 ‘AI 검색’은 생성형 AI를 통해 AI와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으며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다. 시장조사 업체 리서치앤드마켓츠에 따르면, 검색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대화형 AI 시장 규모는 올해 138억6000만달러(약 19조1600억원)에서 연평균 22% 성장해 2034년에는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화 통해 맞춤형 검색 가능

검색 시장을 이끌던 기존 업체들도 대화형 AI 검색 기능을 도입하고 있다. 원하는 답변을 얻으려 여러 번 검색어를 입력해야 했던 키워드 검색과 달리 검색 한 번으로도 맞춤형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세계 검색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구글은 자사 생성형 AI를 검색에 적용한 ‘AI 오버뷰’ 서비스를 내놨다. AI 오버뷰는 구글 검색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답변을 요약해 주고 관련 페이지로 넘어갈 수 있는 링크를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빙’에 챗GPT 등 대화형 AI를 접목하며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대화형 AI 검색이 ‘완결된 답변’을 내놓자 수익 감소를 우려한 쇼핑·금융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자체 플랫폼에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를 접목하고 있다. 올해 초 생성형 AI ‘루퍼스’를 도입한 아마존이 대표적이다. 루퍼스는 아마존의 제품, 고객 리뷰, 커뮤니티 등의 데이터를 학습해 ‘한파에 대비할 최고의 점퍼’를 추천하고 다른 상품과 비교 분석해 주는 등 ‘AI 쇼핑 비서’ 역할을 한다. 식료품 배달 업체 인스타카트는 ‘저녁 식사로 뭘 먹지?’라는 질문에 식재료부터 요리 방법까지 알려주는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 경제 매체 CNBC는 “소매 업체가 강력한 AI를 탑재하면서 구글과의 검색 경쟁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대화형 AI 검색의 가장 큰 장점은 맞춤형 검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사용자가 자신의 관심사 등을 AI에 학습시켜 개인 맞춤형 비서로 활용할 수 있다.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콘텐츠를 AI에 학습시키거나 외부 문서를 검색 결과에 적용시킬 수도 있다. 구글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퍼플렉시티’도 개인 정보를 검색 결과에 반영한다. ‘한식을 좋아하고 영어를 사용하는 30대 남성’이라는 사용자의 특성을 반영해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식이다.

 


◇네이버의 생존 전략

생성형 AI 검색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그동안 국내 검색 시장을 장악해 온 네이버도 변신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작년 9월 대화형 AI 서비스 ‘큐:’를 PC 버전으로 선보였다. 큐:는 사용자의 대화 의도를 파악해 원하는 검색 결과를 정리해 제공해 주는 서비스로, 네이버의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에 기반을 두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안에 모바일로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이미지·영상 등으로도 검색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여기에 네이버의 강점인 쇼핑, 예약, 지도 등 다양한 서비스도 연계한다. 예를 들어, “아이와 함께 갈 맛집 추천해 줘”라고 검색하면 맛집 추천과 함께 예약까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연결해 준다. 하지만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성능이 구글 등 글로벌 업체와 비교해 떨어질 경우, 검색 경쟁력도 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선일보

황규락 기자 rock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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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