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은폐하려 아들 질병사실 활용"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가 아들의 마리화나 흡입을 질병으로 포장해 자신의 다른 의혹들을 은폐하려 했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회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청문위원 일동은 9일 ‘위장전입과 가족의 해외 불법체류에 이어 아들 마리화나 흡입 의혹까지 드러났다. 유상임 후보자는 관련 의혹 은폐 시도와 위증을 시인하고 자진 사퇴하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야당 위원 일동은 유 후보자의 위장전입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아들의 마리화나 흡입 의혹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앞서 유 후보자는 소위 '강남 8학군'에 자녀들을 진학시키기 위해 수차례 위장전입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러한 의혹과 관련해, 유 후보자는 전날(8일)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해당 사실을 시인하며 아픈 아들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유 후보자는 아들의 질병 사실을 알게 된 시점을 두고 답을 번복했다. ‘아픈 아들을 왜 미국으로 보냈냐’는 질의에는 ”아픈 줄 몰랐다”는 답변을 내놓는가 하면, ‘미국에 불법체류하게 된 경위’를 묻는 질의에는 "질병 때문"이라고 했다가 "아들이 여권 만료된 줄도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

이에 야당 위원 일동이 후보자의 아들이 미국에 불법 체류할 당시인 2013년 2월 현지 병원 입원 기록을 확인한 결과, 부정기적으로 마리화나를 흡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당시 (후보자의) 아들은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주민이 신고를 하는 상황이 생겼고, 결국 법원의 판단을 거쳐 강제 입원이 이뤄졌던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그때까지 후보자의 아들은 질병과 관련해 진단도 받은 적이 없다. 그러니 후보자는 진단받은 적도 없는 질병으로 아들이 입원했다고 주장한 셈”이라고 질책했다.

또 후보자의 요청으로 아들의 질병 사실을 숨기려했으나, 이를 이용해 자신의 의혹을 숨기려한 후보자의 행동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해당 사실을 공개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야당 청문위원들은 후보자 아들의 질병은 단 한번도 언급한 바 없다. 오히려 후보자와 여당은 질병 진단 이전의 의혹들까지 질병 때문이었다고 후보자 아들의 질병을 활용했다”라며“그래서 부득이하게 후보자 아들이 불법체류 하던 시기에 있었던 일, 그때 자신이 마리화나를 흡입했음을 시인한 사실을 밝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야당 위원 일동은 유 후보자가 과기정통부 장관직을 수행하기에 전문성과 도덕성 측면에서 모두 부적격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들은 “위장전입과 해외 유학이 정말 아픈 아동을 위한 선택이었는지, 공직을 맡을 경우 이런 그릇된 선택을 하게 되는 건 아닌지 스스로 되돌아 봐야 한다”라며 “민감한 사안에 대한 검증도 이 지경이니 후보자의 직무능력이나 전문성 검증도 제대로 되었을 리 없다"라고 말했다.

또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가 생성형 AI를 사용해 본 적도 없고 R&D 예산과 관련한 법규도, 최근에 이슈가 된 통신조회 관련 과기부 업무도 모른다고 답했다. 통신사업자 신규 규제가 등록제로 바뀐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청문위원들의 질의에 모른다고 한 답변을 셀 수가 없을 지경"이라며 "다시 한번 유 후보자의 자진 사퇴와 윤석열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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