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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3-05-09 12: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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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자국 정치인 사찰의혹 중국외교관 추방…中 강력반발
내용

 

입력2023.05.09. 오전 11:29   수정2023.05.09. 오전 11:30

 

중국대사관 담화로 보복 시사…외교갈등 고조될 듯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서울=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홍제성 기자 = 캐나다 정부가 자국 정치인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받는 중국 외교관을 추방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 양국 간 외교적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현지시간) AFP·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정부는 주토론토 중국영사관 소속 자오웨이를 외교적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추방한다고 밝혔다.

멜라니 졸리 외교장관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어떠한 형태의 내정 간섭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캐나다에 있는 외교관들에게 이런 행동에 관여할 경우 집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1일 캐나다 일간 글로브앤드메일이 2021년 7월 작성된 캐나다 정보기관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자치구 등의 인권 문제를 적극 제기해온 캐나다 보수당 마이클 청 연방 하원의원의 홍콩 친인척 정보를 수집하는 등 이들을 탄압하려 했다는 의혹을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자오웨이는 정보 수집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서에 적시된 인물이다.
 

마이클 청 캐나다 하원의원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홍콩 출신 이민자의 아들인 청 의원은 지난 2021년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탄압을 '인종학살'로 규정하자는 결의안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중국의 '요주의 인물' 리스트에 올랐고, 결국 중국의 제재 대상자 명단에 포함됐다.

이러한 보고서가 거의 2년 전 작성됐음에도 불구하고 당사자인 청 의원이 아무런 정보를 전달받지 못한 데다 해당 외교관은 계속 캐나다에서 근무하고 있어 미온적으로 대처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트뤼도 총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이 사안에 관해 아무런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정보당국이 총리에게 보고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야당 소속인 청 의원은 지난 4일 졸리 장관에게 문제의 중국 외교관이 아직도 추방당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중국 정부는 주캐나다 자국 대사관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강력히 반발했다.

대사관 대변인은 담화에서 캐나다의 조치와 관련,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규범, 양국 간 협정을 엄중히 위반하고 중국과 캐나다 관계를 고의로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단호히 반대하며 캐나다 측에 엄정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후과는 캐나다 측이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변인은 이어 "중국의 내정간섭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중국에 대한 노골적인 비방이며 정치적 조작"이라며 "캐나다 측에 '낭떠러지에서 말고삐를 잡아채 멈춰서기'(懸崖勒馬·현애늑마)를 권한다"고 촉구했다.

'현애늑마'는 위험에 빠지고서야 정신을 차린다는 뜻으로 중국이 다른 나라에 강력한 보복을 경고할 때 쓰는 용어다.

이어 "점점 더 잘못된 길로 가지 말라"며 "중국이 무모하게 행동한다면 중국은 강력한 반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 수위를 더욱 높였다.
 

주캐나다 중국대사관 대변인 담화
[주캐나다 중국대사관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담화는 캐나다의 추방 조치로 중국이 경제적 또는 외교적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전망하는 관측이 외신에서 나오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이 담화를 통해 캐나다 측에 직간접적인 보복을 시사하고 나섬으로써 이 관측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양국은 캐나다가 2018년 12월 미국의 요청으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을 체포하자 중국이 캐나다인 2명을 잇따라 구금해 첨예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최근에는 중국이 2019년과 2021년 캐나다 총선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으로 인해 트뤼도 총리에게 '대중 강경' 노선을 밟으라는 압력이 다시 강해지고 있다.

firstcircle@yna.co.kr

jsa@yna.co.kr
 

홍제성(jsa@yna.co.kr)강건택(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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