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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출신 피타 림짜른랏, 최연소 태국 총리 되나
내용

 

입력2023.05.15. 오후 1:29   수정2023.05.15. 오후 1:30

 

막판 총선 돌풍의 주인공…개혁 의제로 MZ 영웅 등극
차후 연정 구성 협상 난항…보유 주식 미신고 논란도

총리 후보로 나선 피타 림짜른랏(42) 태국 전진당 대표가 14일(현지시간) 총선을 앞두고 방콕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2014년 쿠데타 이후 14일(현지시간) 두 번째 치러진 태국 총선의 주인공은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막내딸 패통탄(36)도 재임 쁘라윳 짠오차(69) 총리도 아닌 엘리트 정치인 피타 림짜른랏(42)이었다.

15일 로이터통신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14분 기준 개표율이 97%를 넘긴 상황에서 피타 후보가 이끄는 전진당(MFP)이 151석을 확보하면서 제1당이 될 전망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지지 세력을 구축해 막판에 이변을 만들어낸 피타 후보는 트위터에 "태국의 제30대 총리가 될 준비가 됐다"며 "나에게 투표했든 안 했든 여러분을 섬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타 림짜른랏(42) 태국 전진당 대표가 14일 (현지시간) 총선서 제1당을 차지한 뒤 방콕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떠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하버드 출신 '엘리트 정치인'…MZ의 영웅으로 떠오르다

1980년생인 피타는 태국에서 엘리트 정치 가문 출신이다. 선친 퐁삭 림짜른랏은 태국 농업협동부 고문이었으며 삼촌 파둥 림짜른랏은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최측근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뉴질랜드에서 교육받았던 피타는 태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국립탐마삿대학교에서 금융학을 전공한 뒤 미국 하버드대에서 공공정책 석사 학위를,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수료했다.

그러다 2017~2018년 동남아시아 모빌리티 플랫폼 '그랩' 태국 지사에서 전무이사로 근무하다 2019년 전진당의 전신인 퓨처포워드당(FFP)에 입당해 총선 후보로 출마했다.

FFP는 젊은 층의 지지로 제3당에 올라 군부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다 2020년 정당법 위반 판결로 해산됐다. 이후 피타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확산된 반정부 시위에 힘입어 새롭게 출범한 전진당의 대표가 됐다.

피타가 이끄는 전진당은 군부 축출과 함께 보수적인 태국에서 민감한 문제인 군주제 개혁과 징병제 폐지, 동성결혼 합법화 등의 개혁적 의제를 내걸어 MZ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전진당이 핵심 공약으로 세운 '왕실모독죄 폐지'는 이번 총선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라 전진당의 선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군부와 대립한 패통탄의 프아타이당은 왕실모독죄 폐지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그럴수록 피타는 계속 "왕실모독죄 폐지를 우선순위로 삼겠다"고 고수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결국 MZ들의 '영웅'으로 떠올라 이번 총선에서 전진당을 제1당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피타 림짜른랏 태국 전진당 대표가 14일 (현지시간) 총선서 제1당을 차지한 뒤 방콕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떠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연정 협상 난항…'최연소 총리' 될 수 있을까

태국 역대 '최연소 총리'를 노리는 피타의 미래는 향후 연정 구성 협상에 달려있다. 야권이 다수당을 확보했지만 2017년 군정 개정 헌법으로 총리 선출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2017년 군부 개정 헌법에 따라 총리는 군부가 임명한 상원의원 250명과 총선으로 뽑힌 하원의원 500명의 투표로 결정된다. 상원이 군부 측에 몰표를 던진다고 가정한다면 연정 없이 총리가 되기 위해서는 하원 500석에서 75%에 달하는 376석을 얻어야 한다.

이에 피타는 141석을 확보한 프아타이당과 연정을 구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피타는 "야당의 협력을 통해 태국이 직면한 어려움에 대처하겠다. 우리는 함께 태국을 바꿀 것이다"며 조만간 연정 협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피타는 70석을 가져간 중도 성향의 품차이타이당과의 연정 구성도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여전히 362석에 그쳐 피타가 총리가 되기 위해서는 군부와 손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그는 "군부 정당과는 손잡을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을 보인 만큼 향후 연정 구성은 한 치 앞 안갯속이다.

피타는 영국 가디언에 "변화는 필연적으로 누군가 이득을 보고 누군가는 손해를 보기 마련이다"며 "하지만 국민의 99%는 우리의 정책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그가 이제는 사라진 태국 방송사 ITV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것도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태국 현행법상 국회의원은 주식 보유가 금지됐다.

피타는 자신은 단지 주식을 상속받았으며 이를 이미 당국에 신고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를 두고 "더럽고 낡은 정치공작이다"며 향후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오는 14일(현지시간) 태국 총선을 앞두고 12일 태국 방콕에서 피타 림짜른랏(42) 전진당(MFP) 대표가 막바지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박재하 기자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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