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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3-05-22 12: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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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부채한도 협상 또 불발…민주·공화, 책임 떠넘기기 공방
내용

 

입력2023.05.21. 오후 5:56

 

19일 밤 긴급 대화에도 교착
매카시 "좌파세력 주도권 잡아"
백악관 "극단적 요구사항 내놔"
바이든 귀국 전 협상진전 없을듯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의장.AFP연합뉴스
[서울경제]

진척되는 기미를 보이던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주말 동안 도로 교착 상태에 빠지며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마치고 21일(현지 시간) 밤 귀국해 이번 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의 담판을 앞두고 있지만 직전 협상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간 입장 차이만 뚜렷하게 드러나 난항이 예상된다.

20일 공화당 소속 매카시 하원의장은 전날 일시 중단된 부채한도 협상과 관련해 “백악관이 뒤로 물러났다”며 “대통령 귀국 전까지는 진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감스럽게도 바이든이 국외로 나간 사이 민주당 내 좌파 세력이 주도권을 잡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출국 직전까지만 해도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의장이 입을 모아 “디폴트는 없을 것”이라고 말해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기대가 높아졌지만 돌연 분위기가 뒤집힌 책임을 여당에 돌린 것이다.

백악관은 곧바로 반박 성명을 냈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어젯밤 공화당은 협상 테이블에 상하원에서 절대 통과될 수 없을 만큼 극단적인 당파적 요구 사항을 내놓았고 이는 매우 큰 퇴보(a big step back)였다”고 받아쳤다. 이어 “우리는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 초당적 통과가 가능한 사안을 진지하게 고민해보자”고 촉구한 뒤 “미국을 사상 초유의 디폴트 사태에 빠뜨리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민주당이 아니라 극단적인 마가(MAGA) 세력이 주도하는 공화당”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공방전은 전날인 19일 오전 실무 협상에 들어간 공화당 측에서 백악관이 ‘비합리적’이라며 협의 중단을 선언한 뒤 벌어졌다. 양측은 2024회계연도 예산과 향후 정부 예산에 대한 제한 수준 등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 측이 연방정부 예산 1000억 달러 삭감, 향후 10년간 예산 증가율 제한, 국방비 증액 등을 요구한 반면 백악관은 사회복지 부문 지출 삭감에 강하게 반대하고 예산 증가율 제한 기간도 최대 2년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매카시 하원의장은 “백악관이 움직여야 하는데 아직 어떤 움직임도 없다”며 “따라서 우리는 잠시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밤에 양측 실무협상팀이 다시 의회에서 회동했지만 ‘협상이 아닌 솔직한 대화를 나눴을 뿐이며 다음 협상 일정도 잡지 못했다’는 것이 공화당의 입장이다.
 

장형임 기자(j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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