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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2-09-13 16: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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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도 버스 타라고?”…여왕 장례식 방침 논란에 한발 물러선 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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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도 버스 타라고?”…여왕 장례식 방침 논란에 한발 물러선 英

입력2022.09.13. 오후 3:21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초청 받는 세계 각국 정상과 왕족은 전용기(機) 이용을 자제하고 장례식장까지 버스로 이동하라는 지침을 발표했던 영국 정부가 논란이 일자 한발 물러섰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관이 12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여왕 거처 홀리루드 궁전에서 성 자일스 대성당으로 운구된 뒤 대중에 공개됐다. 추모객들이 로열마일에서 장례 행렬을 기다리고 있다.
영국 외무부는 지난 10일 밤 각국 대사관에게 장례식 관련 안내문을 송부했다. 안내문에는 19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릴 예정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정상들은 전용기가 아닌 상업용 항공기를 이용할 것과, 입국 후 장례식장까지는 버스로 함께 이동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각국 정상과 그 배우자 1인만 초청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만 장례식에 참석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초청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미 안보 전문가 티머시 밀러는 가디언에 “미국 대통령은 민간 여객기를 타거나 버스를 타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러한 행사가 열리면 주최국이 정상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관례였으며 타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런던 주재 한 외국 대사는 “바이든이 버스를 탄 장면을 상상이나 할 수 있느냐”며 터무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통상 미국 대통령이 런던을 방문할 때는 전용기를 타고 런던 인근 스탠스테드 공항을 이용한다. 도로로 이동할 때는 각종 공격에 안전하도록 설계된 미 대통령 전용차 ‘비스트’를 타는 것이 원칙이다.

논란이 커지자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13일 “(장례식) 안내는 가이드라인일 뿐”이라며 “각국 정상에 따라 다른 이동 방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총리실 명의로 전날 각국 정상에게 장례식이 열리는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까지 단체로 버스를 타고 오라는 안내문이 발송되자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한편 장례식 전날인 18일 버킹엄궁에서 외국 정상들을 위한 리셉션이 열리지만 경호 부담 때문에 개별적인 양자 회담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번 장례식은 찰스 3세 국왕과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 모두에게 외국 정상들을 만나 친교를 쌓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참석이 확정됐거나 유력한 인사로는 우리나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일본과 스페인 등의 군주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국가 총리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국제기구 수장들이 포함됐다.

브라질, 터키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참석 여부가 불확실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조의를 표하기는 했으나 장례식에는 불참한다.

주요국 정상들이 다수 참석한 가장 최근의 장례식은 지난 2013년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장례식이었다.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장례식에 참석했다.영국에서는 지난 1952년 엘리자베스 2세의 부친인 조지 6세, 1965년 처칠 전 총리의 장례식이 국장으로 치러졌다. 두 장례식 모두 당시 미국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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