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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2-11-02 12: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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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핼러윈 200만명 퍼레이드, 4가지 안전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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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핼러윈 200만명 퍼레이드, 4가지 안전 비결

입력2022.11.02. 오전 3:02   수정2022.11.02. 오전 7:28

 

[이태원 핼러윈 참사]
① 차량 이동 통제해 공간 만들고 ② 나가긴 쉽게, 들어오긴 어렵게
③ 경찰들이 곳곳서 통행량 관리 ④ 지하철역 막아 인파 쏠림 차단
뉴욕경찰 6개월 전부터 안전 대비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약 200만 명의 인파가 몰린 뉴욕 핼러윈 퍼레이드 현장에서 뉴욕경찰(NYPD)이 손짓을 하며 사람들의 이동 흐름을 통제하고 있다. NYPD는 6개월 전부터 혼잡 사고를 막기 위한 동선 관리를 계획했다. 뉴욕=게티이미지①출구공간 확보 ②입장 구역은 제한 ③길목마다 경찰 ④전철역 입구 봉쇄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오후 8시, 미국 최대 규모의 뉴욕 핼러윈 퍼레이드가 열린 맨해튼 6번 애비뉴와 14번가가 만나는 지점에는 뉴욕경찰(NYPD) 제복을 입은 경찰관들이 시민들의 동선 곳곳을 지키고 있었다. 이곳은 200만 명의 인파가 몰려드는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그리니치빌리지 지역에서도 사람이 많은 핵심 지역이다. 올해 49회를 맞은 뉴욕 핼러윈 퍼레이드는 그리니치빌리지 지역 6번 애비뉴를 중심으로 2.4km가량 퍼레이드가 이어진다.

NYPD는 약 6개월 전부터 혼잡 사고를 막기 위해 동선 관리를 계획해 왔다고 한다. NYPD 대변인은 군중 관리 계획에 대한 동아일보의 질의에 “퍼레이드를 즐기는 모든 이들의 안전을 위해 충분한 안전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① 주변 도로를 모두 통제해 곳곳에 언제든 빠져나갈 출구를 확보하고 ② 나가기는 쉽게, 들어가기는 어렵게 해 인파가 뒤엉키지 않게 하며 ③ 길목마다 경찰을 배치하고 ④ 인파 밀집 예상 지역의 지하철 출입구를 미리 폐쇄해 통제 불능 상태가 되지 않도록 한 NYPD의 안전 조치를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 주변 도로 모조리 통제해 출구 확보

이날 퍼레이드가 시작되는 14번가 지하철역 주변에는 월요일 밤인 데다 비가 쏟아지는 날씨에도 핼러윈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문득 주변을 돌아보니 사방이 5, 6겹의 사람들로 에워싸여 있었다. 덜컥 겁이 나 틈새로 빠져나왔다. 2m가량 걸어 나오니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조금만 이동해도 텅텅 빈 넓은 공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날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대로변뿐 아니라 양옆 도로까지 차량 진입이 통제됐다. 그렇게 확보된 널찍한 공간들이 퍼레이드 인파가 언제든 안전하게 주변으로 빠질 수 있도록 출구 역할을 하고 있었다.

퍼레이드가 이뤄지는 대로와 교차하는 옆길을 ‘출구’ 공간으로 확보한 덕에 유모차를 끌고 온 부부, 강아지까지 합류한 대가족이 사진을 찍으며 핼러윈을 즐길 수 있었다.

출구 구역은 비상상황 발생 시 응급차가 대로에 바로 진입하거나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해 보였다. 그 대신 차량 운전자들은 고역이다. 주변에 차량 통행이 가능한 지역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한 상태였다. 뉴욕시는 행사에 앞서 “소호와 그리니치빌리지 지역에 갈 생각이 있다면 무조건 지하철을 타야 한다”고 여러 차례 경고했다.

○ “나가기는 쉽게, 들어가기는 어렵게”

퍼레이드가 이뤄지는 대로변에서 한 블록 떨어진 5번 애비뉴 쪽으로 향했다. 초입마다 펜스가 쳐져 있었다. 경찰들은 나갈 것인지 묻더니 펜스를 열어줬다. 하지만 다시 들어갈 수는 없다고 했다. 한 경찰은 “다시 메인 퍼레이드 쪽으로 가려면 돌아서 열린 길로 가든지, 아니면 지하철로 진입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퍼레이드가 한창인 대로변에서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출구는 많아도 ‘입구’는 제한해 인파가 뒤엉키는 걸 막은 것이다. 지하철역 입구도 구경 인파가 겹겹이 몰려 있는 쪽은 모조리 펜스로 막혀 있었다. 승객이 한꺼번에 몰려 통제 불능의 혼잡한 상황이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한 조치였다.

여러 입구를 통제하다 보니 “대체 어디로 들어가란 말이냐”며 욕설을 퍼붓고 가는 시민도 있었다. 그럼에도 골목 곳곳에 배치된 경찰들은 계속해서 시민들에게 “세 블록 더 가면 뚫린 길이 있다”고 안내했다. 오후 10시경 메인 행사장에서 몇 블록 떨어진 지하철역 입구 주변도 한산해졌지만 경찰 2, 3명이 순찰을 돌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날 뮤지컬 ‘위키드’의 녹색마녀 엘파바 차림으로 행사에 참여한 니키 씨(26)는 “경찰들이 많아 안전 걱정은 크게 없었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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