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소식 해외의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해외소식2023-06-06 13:53:49
0 12 0
亞 출생률 급감으로 허덕이는데…'산아제한' 정책 펼치는 필리핀
내용

 

입력2023.06.05. 오후 3:23   수정2023.06.05. 오후 3:24

 

지난해 합계출산율 1.9명… 일자리·공적자원 부족
인구 80% 가톨릭 신자…피임 반대 분위기로 난항

9일(현지시간) 필리핀 최대의 종교축제라는 블랙 나자렛 축제를 맞아 마닐라 소재 퀴아포 성당 앞에 필리핀 카톨릭 신자들이 운집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필리핀이 출생률 급증으로 산아제한 정책에 힘을 쏟고 있다. 수년간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저출생 문제에 허덕이고 있는 모습과 확연히 대조돼 그 이유에 관심이 모인다.

5일(현지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최근 적극적인 산아제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높은 인구 밀도와 그에 따른 가난의 원인이 높은 출생률에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높은 출생률은 노동인구 증가로 생산성 향상과 경제성장에 기여하지만, 양질의 일자리와 공적 자원 부족에 시달리는 필리핀에서는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르세니오 발리사칸 필리핀 국가경제개발청(NEDA) 청장은 양질의 일자리가 충분히 창출되지 않으면 필리핀의 국내총생산(GDP)을 끌어올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는 가난한 사람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게 하고 관련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개선해 모든 사람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필리핀 정부는 청년 노동력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등 청년 일자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필리핀은 산아제한을 위해 2012년에 피임약과 성교육 등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는 법안을 통과하기도 했다.

필리핀의 합계출산율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평균 2.75명에 육박했지만 정부의 노력으로 지난해 1.9명까지 떨어졌다.
 

3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대성당에서 故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기도하고 촛불을 밝히고 있다. 필리핀은 인구의 80% 이상이 가톨릭 교도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련 정책의 실제 집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구의 80%가 가톨릭 신자인 필리핀에서 임신중절은 물론 콘돔과 피임약 등 피임에 부정적이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필리핀 복싱영웅이자 상원의원인 매니 파키아오는 피임이 "죄를 짓는 것"이라며 가족정책 법안 폐지를 공개적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가톨릭 인구가 많은 일부 지역에서는 여성이 피임도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농촌 지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2.2명으로 도시 지역의 1.7명에 비해 더 높았다.

필리핀 언론 필리핀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개발위원회(PopCom) 조사 결과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절반이 가족계획 서비스를 위한 예산을 배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필리핀 여성단체들은 여성들이 피임도구를 더 쉽게 공급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제대로 시행하라며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2022년 일본의 합계출생률은 1.26명, 한국은 0.78명을 기록하며 각각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시민들이 대표적인 교통수단 '지프니'를 기다리고 있다. 2021.07.03/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박재하 기자 (jaeha67@news1.kr)

기자 프로필

 

스크랩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