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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3-06-15 08: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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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생산인구 많고 임금은 中의 26%…'포스트 차이나' 핵심 부상
내용

 

입력2023.06.14. 오후 6:03   수정2023.06.14. 오후 7:09

 

[亞경제 게임 체인지]<하> 中 바통 이어받은 인도
올 中 제치고 인구 세계 1위 등극
제조업 육성···연평균 6.6% 고성장
애플·스즈키·폭스콘 등 대거 투자
FDI 유입액 2016년이후 29% 늘어
2027년 GDP 글로벌 3위 올라설듯

팀 쿡(가운데)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4월 뭄바이에 문을 연 인도 최초의 애플스토어 개장 행사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애플을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이 탈중국의 일환으로 인도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서울경제]

인도가 중국의 바통을 이어받으며 ‘세계의 공장’ 자리를 꿰차고 있다. 올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미중 갈등 속에 경제·외교안보 측면에서 반사이익을 누리며 몸값이 치솟고 있다. 경제성장률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그동안 변방에 머물렀던 인도가 ‘포스트 차이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6% 이상 고도성장 지속=7.2%. 인도 통계청이 지난달 말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를 발표하자 전 세계가 놀랐다.

시장 전망치인 7.0%를 웃도는 수치였다. 특히 1~3월 성장률은 6.1%로 시장 전망치인 5.0%보다 훨씬 높았다. 글로벌 주요국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으며 경기 둔화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년의 9.1%보다는 낮지만 고성장임이 틀림없다”고 보도했다.
 



인도는 지난 10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이 6.6%로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 GDP가 2027년 독일·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2014년 집권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메이크 인 인디아’ ‘자립 인도’ 등을 내걸고 제조업 육성 정책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반도체 생산 시설을 유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중 갈등으로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인도가 주요 칩 제조 국가로 부상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신청을 받아 총 100억 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한다. 로이터통신은 “인도 정부의 대규모 자본 지출 투자 급증이 경기를 끌어올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생산 기지로서 인도를 자리매김한다는 목표 아래 해외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모디 총리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 ‘러브콜’=글로벌 기업들의 인도행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 생산 기지를 둔 글로벌 제조 업체들이 미중 갈등,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탈중국 대체지로 인도를 선택한 것이다.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의 혜택을 받으며 중국을 제치고 새로운 ‘세계의 공장’으로 도약하는 모양새다.

인도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액은 2022년에만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감소했을 뿐 2012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상승세였다. 실제 FDI 유입 규모는 2016년 602억 달러에서 2019년 744억 달러로 늘어났고 2021년에는 848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FDI 증가율은 29%를 넘어선다.

재생에너지 분야의 아다니그룹이 1000억 달러를 투자한 것을 비롯해 타타 900억 달러, 베단타·폭스콘 195억 달러, 아마존웹서비스 128억 달러 등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기업 투자의 백미는 애플이다. 애플은 최근 뭄바이에 인도의 첫 애플스토어를 열었다. 애플의 대표적 협력 업체 폭스콘은 애플의 요청에 따라 텔랑가나주 콩가라칼란에 5억 달러(약 6693억 원) 이상을 투자해 새 에어팟 공장을 짓는다. 또 다른 협력사인 대만 페가트론은 지난해 9월 남부 첸나이에 1억 5000만 달러를 들여 공장을 세운 데 이어 제2공장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기업 스즈키도 인도에 자회사를 세워 현지 공장에 7년간 1800억 루피(약 2조 9358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 반도체 회사 시스코는 이달 인도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하며 “앞으로 몇 년간 수출 및 내수를 통해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알렉산드라 허만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서 멀어지며 공급망을 다양화함에 따라 인도에도 상당한 이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 올해 중국 인구 추월=글로벌 기업들이 인도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풍부한 노동력 때문이다. 유엔은 인도 인구가 4월 말 14억 2500만 명에 도달했으며 이 시점

을 기준으로 중국 본토를 추월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인도의 평균연령은 28.4세로 아시아 국가에서 가장 젊은 노동력을 자랑한다. 중국의 평균연령이 38.4세인 점을 감안하면 10년가량이나 젊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인도 전체 인구 중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60.9%에서 2021년 67.5%까지 급증했다. 다른 국가들이 저출산 고령화로 재정 부담 급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는 달리 생산 역동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월 실질임금도 404달러로 중국(1526달러), 베트남(753달러)보다 낮아 가격 경쟁력에서 훨씬 유리하다. 임금은 중국의 26%에 불과하다. 탈중국에 나선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에 새 둥지를 트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준호 기자(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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