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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3-06-15 08: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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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부족해 굶어 죽고 있다” 北주민들 비밀 인터뷰
내용

 

입력2023.06.15. 오전 6:55

 

영국 BBC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의 상황”

북한 주민들 자료사진. 연합뉴스
북한 주민들이 영국 BBC와 비밀리에 진행한 인터뷰에서 “식량이 부족해 이웃이 굶어 죽었다”고 증언했다. BBC는 주민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북한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BBC는 14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의 지원으로 평양과 중국 국경 근처 마을 등에 거주하는 일반 주민 3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평양에 사는 지연(이하 모두 가명)씨는 세 식구가 집에서 굶어 죽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살 수가 없어서 집에서 목숨을 끊거나 죽으려고 산으로 들어간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북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 국경 근처에 사는 건설 노동자 찬호씨는 마을에서 5명이 굶어 죽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털어놨다. 찬호씨는 “처음엔 코로나19로 죽을까 봐 무서웠지만 이후엔 아사할까 봐 걱정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국 밀수품을 파는 상인인 명숙씨는 장마당에서 팔리던 제품이 비었고, 수입품이 대부분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을 먹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이틀간 음식을 못 먹어서 자다가 죽을 것 같았다고도 말했다.

북한 경제학자 피터 워드는 “평범한 중산층의 이웃이 굶어 죽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아직 전면적 사회 붕괴나 대규모 아사는 아니지만 좋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내부의 경제적 상황이 이처럼 좋지 않지만 북중간 국경 폐쇄로 인해 더 이상 중국으로 탈출도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한다. 한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에는 하루 1000명 이상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명숙씨는 “지금은 강에 가까이만 가도 가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서 아무도 건너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탈출을 시도하다가 실제 처형되는 사례를 북한 주민들도 직접 목격하고 있다. 찬호씨는 친구 아들이 최근 비공개 처형을 여러 건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매일 매일 살기가 더 힘들어진다. 한 번 잘못 움직이면 처형”이라며 “우리는 여기 갇혀서 죽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판 기자(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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