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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3-06-19 11: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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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 재팬’에 국내 일본 증시 투자금 작년 대비 28%↑…엔저 지속 가능성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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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3.06.18. 오후 2:01

 

엔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지는 16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 연합뉴스

엔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증시가 3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초강세를 보이자 일본 증시로 향하는 국내 투자금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본 증시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거나 엔화가 강세 전환될 경우 장세가 급변할 수 있어 ‘장밋빛 전망’에 대한 경고도 함께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총계 기준 상위 8개 주요 증권사에 예치된 엔화 예수금 및 일본 주식 평가금액 전체 규모는 총 4조946억2000만원(지난 15일 기준)이다. 이는 지난해 6월 말(3조1916억원) 대비 28.3% 늘어난 수준이다.

국내 일본주식 투자 열풍은 일본 증시 강세와 더불어 ‘역대급’ 엔저 현상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이하 닛케이지수)는 지난 14일 3만3502.42엔으로 거래를 마치며 직전 거래일에 이어 33년 만의 최고 기록을 연일 갈아치웠다. 연초 대비 최근 지수의 상승률은 30.3%에 달한다. 닛케이지수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불리는 3만3000엔을 넘긴 것은 일본 최고 호황기로 불리는 ‘버블경제’ 시기인 1990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엔저 현상 역시 투자 수요를 부추겼다. 지난 15일 오후 장중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 당 906.20원으로 2015년 6월26일(905.4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 800원대까지 내려갈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일본 증시에 투자해 환차익을 노리는 수요까지 더해지고 있다. 엔저일 때 일본 주식을 매입해 보유하고 있다가 향후 엔화가 강세로 전환하면 팔겠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투자자들의 최근 일본 주식 순매수 규모는 지난달부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순매수 규모는 5293만1000달러(약 674억원)로 이는 앞선 2년 치(2021년 4월∼올해 4월)의 순매수 규모(한화 약 401억원)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매수 건수도 지난달 7757건으로 급증해 올해(1∼4월) 건수 평균인 5625건을 한참 웃돌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거래일이 아직 절반 가량 남은 가운데 매수 건수는 이미 5900여건에 달한다.

다만 오를대로 오른 일본 장세가 급변할 가능성과 함께 향후 엔화가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주식시장은 외국인 투자자 매매 비율이 70% 수준으로 높아, 외국인 순매수가 계속되다가 순매도로 돌아서면 시세의 전환점이 되기 쉽다”면서 “더욱이 최근 일본 주식은 ‘버블 붕괴’ 이후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상황이라 이익 확정이나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기 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달러를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시장이 얘기하는 수준의 엔화 약세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원화 강세가 엔화를 더 약하게 보이게 하는 점은 감안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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