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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식2022-12-28 12: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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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과도한 봉쇄·자유 억압 피해 일본 이주하는 중국인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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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과도한 봉쇄·자유 억압 피해 일본 이주하는 중국인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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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봉쇄·자유 억압 피해 일본 이주하는 중국인 급증

입력2022.12.28. 오전 9:46   수정2022.12.28. 오전 9:52

 

5000만원 투자하면 투자비자 발급
미·싱가포르보다 수십 배 저렴
오타루 등지 부동산 가격 크게 떨어져

[서울=뉴시스] 일본 홋카이도 오타루 운하. (사진=하나투어 제공)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부유한 중국인들이 중국의 사회적, 정치적 긴장 때문에 일본으로 이주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홋카이도의 부동산중개업자인 이시이 히데유키는 최근 일본으로 이주하려는 중국인들의 주택 구매 요청이 봇물을 이룬다고 말한다.

의뢰자인 아만다 우(62)는 자신이 중국 국영기업 임원 출신으로 해외 투자로 돈을 벌었다면서 코로나 봉쇄와 자유가 억압돼 일본을 찾았다고 밝혔다.

그는 봉쇄가 대부분 해제된 지금 중국을 보다 자주 방문할 것이지만 일본에서 계속 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지인들도 일본 이주에 대한 관심이 전에 없이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현재의 국경 봉쇄를 해제한 사이에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이주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오타루의 방 4개 짜리 주택에 살고있는 우는 이 지역에 30만 달러(약 3억8200만 원) 가량의 주택 10여 채를 구매하려고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일본을 관광한 적이 있는 우는 현재 투자비자(business-mamagement visa)로 입국한 상태다.

올 들어 10개월 동안 투자비자로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은 2133명으로 팬데믹으로 출국이 금지되기 직전인 지난 2019년 1417명보다 크게 늘어난 숫자다. 투자비자는 통상 기한이 1년이며 연장이 가능하다.

낮은 범죄율, 맑은 대기와 함께 엔화 가치하락 덕분에 부동산 가격이 내린 일본에 중국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30년 가까이 일본에 살아온 중국인 여성 사업가 왕칭은 일본으로 이주하려는 중국의 친구들이 코로나 봉쇄와 강압적 정책 때문에 막바지에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친구의 고급 아파트에 들어온 당국자들이 소독약을 마구 뿌려 값비싼 핸드백 등 물품을 못쓰게 만들었다면서 “중국에선 아무리 부자라도 인권이 존중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왕은 코로나 봉쇄가 해제됐지만 일본으로 이주하려는 중국인들의 열망은 여전하다면서 코로나 봉쇄 해제로 출국이 쉬워져 이민을 결행하기 쉬워졌다고 지적했다.

중국인들은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로도 대거 이주하고 있다. 중국 및 세계화 센터가 2019년 이후 유엔 자료를 토대로 산출한 바에 따르면 미국으로 이주한 중국인들이 290만 명으로 가장 많고 일본이 78만 명으로 두 번 째며 캐나다와 호주가 뒤를 이었다. 해외 거주 중국 교민들은 제외하고 중국 국적자만 포함한 숫자다.

최근 미국의 이민 규제가 강화되면서 일본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났다. 일본은 부동산을 사거나 부동산사업을 위해 4만 달러(약 5075만 원)을 투자하는 외국인들에게 투자비자를 내주고 있다. 미국의 사업비자 최저 투자금은 80만 달러(약 10억1500만 원), 싱가포르는 185만 달러(약 23억4800만 원)이다.

중국인들은 역사적으로 대거 한국과 일본으로 이주한 전례가 있으며 20세기 초 혼란기에도 많은 중국 지식인들이 일본으로 이주했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중국인들 수백 만 명이 일본을 관광했으며 이들 중 일부가 도쿄, 오사카, 교토 등지에 소형 주택을 구입하거나 상업용 건물에 투자했다.

일본의 비자 발급 당국자들은 지난 10월까지 몇 달 동안 이어진 상하이 코로나 봉쇄 이후 중국인들의 비자 문의가 급증했다고 말한다. 도쿄에서 부동산회사를 운영하는 한 중국인은 “언제든 삶이 파괴되고 체포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람들이 불안해한다. ‘떠나자’고 결심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자신이 소유한 사무실 건물을 투자비자를 받으려는 중국인 고객들 덕분에 모두 분양했다고 덧붙였다.

홋카이도 오타루의 경우 최근 인구가 줄면서 빈 집이 많아진 상태다. 오타루에 사는 우는 “오타루에서 집을 살 수 있는 돈으로는 베이징에서 화장실 한 칸도 못산다”고 했다.

부동산 중개업자 이시이는 중국 고객에게 현지 시세보다 3배 높은 가격인 28만7000 달러(약 3억6430만 원)에 주택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사람들이 전적으로 중국인들의 이주를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남편, 아들과 함께 옷가게를 하는 스즈키 시게미(90)는 중국 사람이 더 높은 값을 불렀지만 일본인에게 홋카이도의 별장을 팔았다고 밝혔다. 중국인들이 대거 부동산을 사들이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부동산중개업자 이시이는 이민자들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우는 일본 상품을 중국으로 수출하는 사업을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서 일본 상품 수요가 매우 크다. 사람들이 팬데믹 동안 질식상태였다”고 말했다.
 

강영진 기자(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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