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국민호텔녀’ 댓글...대법, 2심 뒤집고 “모욕에 해당”
입력2022.12.28. 오전 10:28 수정2022.12.28. 오전 11:00
가수 겸 배우 수지./뉴스1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가수 겸 배우 수지(본명 배수지) 관련 언론 기사에 ‘국민 호텔녀’라는 표현이 담긴 댓글을 쓴 혐의(모욕)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서울북부지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2015년 10월 29일 배씨 관련 언론 기사에 ‘언플이 만든 거품, 그냥 국민 호텔녀’라는 댓글을 달고, 같은해 12월 3일 ‘영화 폭망 퇴물 배씨를 왜 B(다른 연예인)한테 붙임? 제왑(JYP) 언플 징하네’라는 댓글을 단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국민호텔녀’ ‘거품’ ‘영화 폭망’ ‘퇴물’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은 모욕에 해당한다고 보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은 “피해자가 연예인이고, 인터넷 댓글의 특수성을 감안해도 이러한 표현들이 건전한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2심은 “연예인이 대중의 관심을 받는 대상인 것을 감안하면, 모욕죄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비연예인과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며 “국민 호텔녀라는 표현은 과거 보도된 배씨의 열애설을 기초로 국민 여동생이라는 연예업계의 홍보문구를 사용해 비꼰 것에 불과하다”며 무죄를 선고 했다.
대법원은 2심처럼 ‘거품’, ‘영화 폭망’, ‘퇴물’ 등의 표현은 거친 표현이지만,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러나 ‘국민 호텔녀’라는 표현에 대해선 “피해자의 사생활을 들춰 피해자가 종전에 대중에게 호소하던 청순한 이미지와 반대의 이미지를 암시하면서 피해자를 성적 대상화하는 방법으로 비하하는 것”이라며 모욕죄가 인정된다고 봤다.
김정환 기자 mynameise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