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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직접 제재 검토" vs "중국, 러시아 등과 전략적 공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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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직접 제재 검토" vs "중국, 러시아 등과 전략적 공조" [특파원+]

입력2022.09.14. 오후 1:42

 

美, 中의 대만 침공 차단 위해 중국군 겨냥 제재 만지작
유럽 맹주 독일도 “중국에 갈취당하지 않아” 강경 입장
시진핑, 32개월 만에 해외 순방… 푸틴과 회담 등 전략 공조


미국 등 서방이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를 검토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자 중국이 러시아 등과 더 밀착하며 전략적 공조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양측의 대결 구도가 갈수록 선명해지면서 긴장 수위도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 중국에 대한 직접 제재 검토

사진=UPI연합뉴스

14일 로이터통신은 미 당국자 등을 인용해 미국이 중국의 대만 침공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중국을 향한 제재 패키지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제재 패키지는 컴퓨터 칩이나 통신장비 등 민감한 기술의 교역과 투자를 제한하기 위해 서방이 이미 중국에 가한 조처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중국의 침공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조처라고 설명했다.

대만 침공을 겨냥한 제재이다보니 중국군이 군사작전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특정 기술로의 접근을 축소하는 등 중국군 전략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재 패키지에 관한 논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이후 시작됐고,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한 뒤 시급성이 커졌다.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는 중국은 펠로시 의장이 지난달 초 대만을 방문하자 대만을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 훈련으로 응수했다.

특히 다음달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장기 집권을 위해 대만에 대한 무력 통일도 배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 역시 중국에 대한 압박을 뚫기 위해 유럽 국가를 상대로 중국의 침공시 대가에 직면할 것임을 중국에 비공식적으로 경고해 달라고 대중 제재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럽 최대의 경제국이자 EU내 발언권이 강한 독일이 최대 교역 상대인 중국에 대해 ”우리는 갈취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유럽도 중국에 적극적인 제재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은 제재를 가하려면 27개 유럽연합(EU)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무역에서 “더는 순진하게 굴지 않겠다”면서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새 무역 정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하베크 부총리는 “새 무역 정책으로 중국 원자재, 배터리,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독일은 경쟁을 저해하는 중국의 보호주의를 허용할 수 없고 거래를 끊겠다는 협박 때문에 인권침해 비판을 자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 6년간 독일의 최대 무역 상대국은 중국이었으며, 지난해에는 무역 규모가 2450억유로(약 341조원)에 달했다.

앙겔라 메르켈 정권과 달리 올라프 숄츠 정권은 중국 의존도에 우려를 내비치며 강경한 성향을 보이고 있다.

하베크 부총리는 차이나머니에 대한 더 까다로운 안보 심사가 이뤄질 것이고, 유럽이 더는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지지하지 말아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의 일대일로가 단순한 경제협력 정책이 아닌 중국의 세력 확장과 중국식 권위주의 정책 이식을 위한 전략이라는 미국의 주장에 동조하는 셈이다.

◆러시아 등과 전략적 공조 통해 대응 나선 중국

서방의 압박에 대응해 중국은 약 32개월만이 시 주석이 외국 방문에 나서며 우호 세력 결집에 나선다. 2020년 1월 미얀마 방문 이후 코로나19를 이유로 멈췄던 외국 순방을 2년8개월만에 재개하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14일(현지시간) 중앙아시아 2개국 순방의 첫 기착지인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 회담한 뒤 다음날 우즈베키스탄으로 이동해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양자 정상회담을 갖는다. 15∼16일에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열린다.

SCO는 2001년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출범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국을 회원국으로 하는 정치·경제·안보협의체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시 주석은 1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다.

미국과 서방의 ‘공공의 적’이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 두 정상이 지난 2월 초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일 이후 7개월여 만에 대면 회담을 갖는 것이다.

2022년 2월 시진핑 푸틴 회담.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처음 대면하는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 심화, 미국의 대중국 군사·경제 관련 견제 강화 등 배경 속에 반미를 고리로 한 전략적 공조 의지를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최근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이 양자 의제 및 주요 역내·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중국은 러시아가 ‘특별 군사작전’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분명히 이해하고 있고, 다가올 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해 깊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를 두둔하고 사실상 정치적으로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중국 권력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최근 러시아 방문 기간 뱌체슬라프 볼로딘 국가두마 의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상황에서 러시아의 중요한 이익을 대변하는 문제에 대해 이해하고 지지한다”며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미국 등이 어떻게 러시아를 불가능한 상황에 빠뜨렸는지 알 수 있고, 러시아는 중요한 선택을 했고 단호하게 대응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표면적으로 중립을 표방하면서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해서만 비난의 날을 세웠던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인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중·러 정상간 회담 의제에 중국 측의 대만 문제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도발이라고 비판하며 중국과 단결된 입장을 강조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양국의 전략적 협력관계 내에서 전례 없이 높은 수준의 신뢰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며 “현재 국제 정세를 고려할 때 이번 회담은 특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또 신임 주중 러시아 대사로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을 임명했다. 안드레이 데니소프 대사가 중국을 떠나기도 전에 후임을 발표하며 자리를 비워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신임 모르굴로프 대사는 중국, 미국, 일본 등에서 근무한 베테랑 외교관 출신이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차관을 신임 주중 대사로 임명하는 것에 대해 은 러시아가 중국과의 전략적 관계를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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