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8.03. 오전 7:52   수정2023.08.03. 오전 8:46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6월 16일(현지시간) 키이우를 방문한 아프리카 평화사절단과 회담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뉴시스

우크라 대통령실, ‘3단계 평화 공식’ 발표..세계 정상회의가 최종

“사우디 회의에 약 40개국 참여…평화정상회의 디딤돌 될 것”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오는 5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예정인 우크라이나 평화 관련 국제회의를 계기로 가을 중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를 개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2일 우크라이나 전쟁의 해결을 위한 평화 공식(Ukraine‘s Peace Formula) 3단계를 발표하고 세계 지도자들이 모이는 평화 정상회의가 최종 단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자국 외교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가 가을에 열리길 바란다”며 “이번 사우디 회의에 거의 40개국이 참여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가 이 같은 목표를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또 “우리는 가을 중 평화 정상회의가 성사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가을은 매우 이르지만, 회의를 준비하고 세계 대부분 국가를 참여시킬 시간이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오는 5~6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국제회의가 예정돼 있다. 우크라이나와 미국, 유럽연합(EU),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이집트, 멕시코, 칠레 등 30개국 정부 관계자가 초청됐으나 러시아는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이 회의에서 그 동안 우크라이나가 휴전 조건으로 주장해 온 러시아군의 철군과 적대행위 중단, 포로 석방, 러시아의 전쟁 범죄를 위한 특별 재판소 설립, 인프라 복구, 식량 안보 등 ‘평화 공식’ 10개 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몇 달간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서방 당국자들은 이번 평화협상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정상회의가 연말 중 열리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방 관계자들은 이 회의에 러시아는 초청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안드리이 예르마크 대통령실장은 텔레그램에 게시한 평화공식의 3단계 이행안을 밝히고 첫 단계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우크라이나 주재 외국 대사들이 함께 평화공식의 세부 사항을 논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우크라이나 정부가 외국의 국가안보보좌관들과 정치 고문들이 평화안의 구체적인 적용 방식을 논의하는 것이다. 최종 단계에서는 전 세계의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세계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목적으로 이미 제출된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해서 결정한다.

예르마크 대통령 실장은 이 평화 공식의 첫 단계는 이미 덴마크에서 6월에 열린 국제회의이며 다음 단계의 회의는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열리기로 되어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되찾기 위한 10개 조항의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추진해왔다.

이들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인 우크라이나 주도의 ‘평화 공식’ 내용과 달리 러시아는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정보 및 훈련 공급을 중단하며,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세영 기자(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