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언론 “정상회의 후 방류 시점 결정”
“내년 총선 앞둔 윤석열 정권 배려 차원”

도쿄전력이 지난달 21일 외국 취재진에게 공개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를 위한 설비. EPA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염수 해양 방류 시점은 이달 중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 후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내년 총선을 앞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배려’ 차원이라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7일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은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올 여름으로 예고해온 오염수 방류를 이달 하순쯤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저인망 어업이 시작되는 9월 초 이전 방류를 시작해야 한다고 보고 있어 이달 말 방류가 유력하다.

정확한 방류 시점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18일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를 마치고 20일 귀국한 뒤 관계 각료회의를 열어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각각 개별 회담을 열어 오염수 방류 계획과 안전성 문제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아울러 방류 시작 전 일본 각지의 어업조합들이 소속된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과 면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총리실 간부들은 준비 작업과 방류 공지 등에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방류 시점을 결정하려는 배경에는 한국 정부에 대한 ‘배려’도 있다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에서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일정한 이해를 보이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한·미·일 정상회의 전에 방류 시점을 결정하면 정상회의에서 방류에 대한 윤 대통령의 대응에 초점이 맞춰지고, 이는 내년 총선을 앞둔 윤석열 정권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방류를 강하게 반대하는 중국에 대해 한·미·일이 보조를 맞추고 있다는 점을 호소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