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8.08. 오후 12:00
20여년 뒤 미국에서는 백인이 인구의 과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다수 인종 지위에서 밀려날 전망이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더힐은 7일(현지시간) 미 인구조사국 예측 자료를 인용해 2045년이 되면 비히스패닉 백인은 미국 인구의 49.73%로 전체의 절반 미만으로 떨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백인 비율은 2050년에는 47.81%로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미성년 인구만 따지면 40%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백인이 다수 인종 집단을 차지하는 것은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생)가 마지막이다. 그 다음인 알파 세대부터는 소수가 다수인(majority minority) 세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더힐은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젊은층일수록 인종 다양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의 윌리엄 프레이 선임연구원이 최근 2020년 인구 조사 자료에서 연령대별 비히스패닉 백인 비율을 분석한 결과, 75세 이상은 77.1%, 65∼74세는 73.1%, 55∼64세는 66.9%, 45∼54세는 58.7%였다. 이 비율은 35∼44세는 54.5%, 25∼34세는 52.7%로 점점 내려간다. 18∼24세는 비히스패닉 백인 비중이 50.5%로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 5∼17세 47.4%, 0∼4세는 47%로 미성년 인구에서는 이미 백인 비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인종 다양성을 단순하게 측정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구 예상치를 보면 2045년까지 1800만명이 인구조사에서 자신을 2가지 이상 인종이라고 답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을 전체 인구에서 제외하고 계산하면 비히스패닉 백인 비율은 49%가 아니라 52%가 된다는 것이다. 리처드 알바 뉴욕시립대 명예교수는 “백인은 오랫동안 이 나라에서 최대 인종 집단일 것”이라며 “우리는 매우 다양한 새로운 주류 사회를 형성하고 있지만 백인은 그 안에서 큰 부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알바 교수는 인구 통계 자체가 “사람들이 민족이나 인종 측면에서 한 가지로만 정의된다는 20세기 사고방식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백인이 미국 인구의 80%에 달했으나 오늘날에는 ‘다인종’이 인구조사에서 급격히 늘고 있다. ‘다인종’ 집단은 2020∼2050년 사이에 두 배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인종 국가인 미국을 더 잘 파악하기 위해 인구조사도 발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프레이 연구원은 2030년부터 바뀌는 인구조사 인종 범위 등을 통해 인종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면서 “이것이 우리의 미래이기에 우리는 앞서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