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만큼은 스타벅스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출처 = BBC]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로 알려진 스타벅스. 고향인 미국은 물론이고 한국, 일본, 유럽 할 것없이 전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유독 베트남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 있다.

영국 BBC는 6일(현지시간) 스타벅스가 베트남에 진출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베트남에서는 여전히 부진하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커피 시장은 12억달러(1조5600억원) 규모다. 그런데 이중 스타벅스의 시장 점유율은 2%에 불과하다.

커피를 좋아하는 베트남에서 스타벅스의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그친다는 것은 뜻밖이다.

베트남은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이면서 수출국이다. 그런 이곳에스 스타벅스가 고전을 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때문이라고 BBC는 분석했다.

베트남에서 스타벅스 중간 크기 음료의 가격은 약 5000원 정도다. 월평균 소득이 45만원 정도인 현지인에게 음료수 한잔 가격으로 5000원은 충분히 고민해야 할 가격이다.

또 베트남 길거리에 널린 것이 카페인데다 노점에서도 스타벅스보다 훨씬 저렴한 커피를 판다. 심지어 이들 노점상은 플라스틱 의자에 안자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신문도 제공한다고 BBC는 전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현지화 전략이다. 다른 나라에서 인기 있는 자바칩 프라푸치노, 호박 스파이스 라떼 등은 베트남에서는 인기가 없다.

베트남에서 인기 있는 현지 체인점 콩 커피(Cong Coffee)는 “가장 사랑받는 음료가 바로 코코넛 크림, 연유 및 얼음을 섞은 코코넛 커피”라고 밝혔다.

그래픽 디자이너 트램 응웬은 “스타벅스 커피는 나에게 특별하지 않다”며 “화려하긴 하지만 맛이 마음에 들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트남 다른 커피숍에는 반값에 질 좋은 커피를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안 도시 다낭에 거주하는 게임 아티스트 트랑 도는 “스타벅스 메뉴는 다양하지 않다”며 “하루에 최소 세 잔의 커피를 마시지만, 동네 스타벅스 매장에는 거의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소비되는 커피 20만t 중 97%는 로부스타 품종으로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맛과 향이 강한 게 특징이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100%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한다.

스타벅스를 애용하는 고객도 있긴 하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커피가 좋아서가 아니라 일명 ‘인스타용 사진’을 촬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BBC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