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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3-08-17 12: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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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올려도 떨어지는 루블화… 푸틴 ‘자본통제 카드’ 만지작
내용

 

입력2023.08.17. 오전 11:53

 



■ 푸틴, 긴급 통화 통제 회의

러, 금리 3.5%P 인상으론 역부족

수출기업 외화 80% 환전 강제

어길 시 정부보조금 중단하기로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기준금리 3.5%포인트 인상에도 루블화 하락세가 잡히지 않자 16일 통화 통제 회의를 소집했다. 수출기업이 벌어들인 외화 수익을 루블화로 환전하도록 강제하는 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루블화 급락 기조가 계속되자 전쟁 초기 꺼내 들었던 강력한 자본 통제 조치를 재도입하는 모양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 재무부는 이날 푸틴 대통령에게 루블화 강화 방안에 대해 보고했다. 수출 기업들이 납품 90일 이내에 벌어들인 외화 수익 최대 80%를 루블화로 환전하도록 강제하고, 이를 어길 시 정부 보조금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 등을 강제로 매각하게 하는 통화 통제 조치다. 그 외 외국인 대출 연장 금지·수입 보조금 폐지·통화 스와프 제한·외화 유출 감소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러시아가 이같이 강력한 자본 통제를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이후 처음이다. 전쟁이 18개월 가까이 길어지며 제재로 인한 수출 감소, 재정 적자 급증으로 루블화가 약화하자 가치 방어를 위해 통화를 제한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중앙은행이 15일 기준금리를 8.5%에서 12.0%로 3.5%포인트 대폭 인상했지만 환율에 큰 영향이 없었다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FT는 “(통화 통제 조치는) 전쟁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크렘린궁(대통령실)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이날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우로자인 마을을 탈환했다고 주장했다. 우로자인은 최근 수개월 동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치열한 싸움을 벌이던 곳이다. 하지만 동·북부 지역에서 판세를 읽기 어려울 정도로 격전이 계속되고 있어 ‘작은 승리’에 불과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전날에는 러시아가 전선 후방인 우크라이나 서부 볼린 및 르비우 등지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해 스웨덴 기업 직원 3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쳤다.
 

김현아 기자(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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