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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3-08-21 12: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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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보조금?…"글로벌 10개사 설비투자 확 줄었다"
내용

 

입력2023.08.21. 오전 11:05  수정2023.08.21. 오전 11:12

 

10개사 설비투자 1220억달러
전년比 16% 줄어…10년 만에 감소 폭 최대
중국 경기둔화로 반도체 수요 둔화
공급과잉 막고자 설비투자 줄여
주요 10개국의 올해 반도체 설비투자 금액이 4년 만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이 보조금을 뿌리며 반도체 기업들의 공장 유치를 적극 지원하고 나섰지만, 중국의 경기둔화와 과잉공급 여파로 정작 기업들은 투자 규모를 대폭 줄였다.
 



20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미국과 유럽, 한국, 대만 일본의 반도체 10개 기업의 설비 투자계획을 토대로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개 기업의 투자 액수는 전년 대비 16% 줄어든 1220억달러(약 163조4312억원)로 예상된다. 지난해 설비 투자 액수는 1461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전년 대비 투자 규모가 4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밝혔다. 전년 대비 투자감소 폭도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반도체 투자의 경우 전년 대비 설비투자 규모가 44% 감소하고, 비메모리 반도체 설비투자도 14%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기업별로 보면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글로벌파운드리, 웨스턴디지털을 비롯해 대만의 TSMC, 한국의 SK하이닉스, 일본의 키오시아 등 총 6개의 회사가 설비투자를 줄였다. 인텔의 경우 데이터 센터 투자 규모를 줄이기로 결정했으며 마이크론은 웨이퍼 투자를 축소하기로 결정하면서 전년 대비 설비투자 규모를 40% 줄이기로 했다. SK 하이닉스도 감산 폭을 5~10% 늘려 설비투자를 전년보다 50% 이상 감축한다.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반도체 업계가 설비투자를 축소한 것은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되면서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랩톱과 데이터센터 서버에 들어가는 낸드플래시와 D램 반도체의 경우 재고가 쌓이며 이달 들어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40%가 넘게 하락했다. 지난 6월 말 9개사의 반도체 재고 자산도 전년 대비 10% 증가한 889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반도체 공급과잉 현상이 초래된 것은 미·중 간 기술패권 경쟁으로 각국이 경쟁적으로 생산체제를 구축하며 투자를 늘려온 영향이 크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설명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로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기업들의 설비투자 감축 요인으로 꼽힌다. PC의 주 소비층인 중국의 경기가 불투명해지면서 기업들이 공장 관련 투자를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패트릭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실적 발표에서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설비투자 감소는 일시적 현상일 뿐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기차와 인공지능(AI) 개발로 인해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앤컴퍼니는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21년 약 6000억 달러에서 2030년 70% 증가한 1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설비투자를 줄인 기업들이 수요와 공급이 안정세를 찾는 시점에 다시 반도체 양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고시바 유이치는 투자를 줄인 반도체 기업들도 "공장만 먼저 짓고 최적의 타이밍에 양산하도록 준비 중"이라며 "재고 조정이 진정되면 반도체 공급망 구축 움직임도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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