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사의'에 대통령실 연일 "드릴 말씀 없다" 왜?
입력2023.01.12. 오후 5:29 수정2023.01.12. 오후 5:30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10.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대통령실이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 표명에 12일에도 "더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을 이어갔다. 인사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여전히 사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얘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 전 의원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상황도 입장도 어제와 달라진 것이 없다. 특별히 오늘 더 드릴 말씀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상황이라든지 입장이 어제와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에 저는 답이 다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 부위원장의 의사를 저희가 해석할 이유는 없을 것 같고 어떤 구체적 행정 절차가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저희들도 추가적으로 어제 이후에 다른 어떤 입장을 낼 그런 상황이 아닌 점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 어제 입장 그대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나 전 의원의 사의 표명에 "인사권자(윤 대통령)가 아직 특별한 말씀을 한 게 없다"고 밝혔다. 사직서는 인사혁신처를 거쳐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서 사실상 윤 대통령이 사의 표명을 수용할 뜻이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나경원 서울총괄선대본부장이 1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병원 정문 앞에서 열린 '의에 죽고 참에 살자!' 유세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2.3.1/뉴스1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을 맡고 있는 나 전 의원은 저출산 문제 해법으로서 아이를 낳을 때마다 주택 대출 이자 탕감과 원금 탕감을 해주는 방안 등을 언급했다가 정부와 갈등을 빚었다. 비록 아이디어 차원이더라도 윤석열 정부의 정책방향과 전혀 맞지 않는 발언을 해 혼선을 야기했다는 게 대통령실의 시각이었다. 이 과정에서 나 전 의원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현하는 대통령실 측의 입장이 흘러나왔고 논란이 커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소위 '윤심'과 별개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려는 나 전 의원을 향한 대통령실의 불편함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상당했다. 나 전 의원은 전날 "가장 중요한 건 지금 윤석열정부의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라고 생각한다"며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고 이를 '불출마'에 무게를 둔 것으로 여기는 분석이 나왔다. 나 전 의원은 조만간 결단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수일째 나 전 의원의 거취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논란이 계속되면 자칫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대통령실이 개입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서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나 전 의원이 경륜있는 정치인인 만큼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안다"며 "어떤 식으로든 대통령실이 나서서 당권 주자와 관련해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언행을 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