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8.31. 오전 10:31 수정2023.08.31. 오후 8:37
백악관이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 무기 거래 협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거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친서를 교환했다는 정보까지 공개하며 북-러 밀착을 적극 견제하고 나섰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30일 브리핑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무기 거래 협상이 활발히 진전되고 있다”며, 북한의 무기 판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직접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를 팔지 않겠다고 여러 번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우리는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있는 러시아군을 위한 군사적 지원을 계속 고려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무기 거래 협상을 중단할 것을 북한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북한의 ‘전승절’(7월27일)에 평양을 방문한 것은 포탄 판매를 설득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또 쇼이구 장관의 방북 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의 친서를 주고받고, 다른 러시아 관리들이 방북해 무기 거래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에서 분명히 구매하기를 원하는 품목은 포탄이며, 거래가 성사되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쓰려고 하는 여러 유형의 탄약이 매우 많이 공급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군수산업에 쓰일 수 있는 원자재도 공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새롭고, 매우 우려스러운 정보를 공개하겠다”며 북-러의 무기 거래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역시 쇼이구 장관의 평양 방문은 무기 거래를 위한 목적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안보리 상임이사국(러시아)이 북한의 지속적 핵무기 운반 체계 개발 추진을 기념하는 행사에 간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백악관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가담한 러시아 용병 집단 바그너 그룹에 로켓과 미사일을 제공했다고 지난해 12월 밝힌 바 있다. 올해 3월에도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최근 북한과 바그너 그룹의 거래에 간여했다는 이유로 러시아 기업 등을 제재했다. 미국이 이번에 북-러 무기 거래 협상이 활발히 진전되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개한 것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 전력이 강화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목적 때문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최근 친서를 교환했다는 정보는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무기 제공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경고해온 미국이 북-러 또는 북-중-러 연대 강화도 견제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