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소식 해외의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해외소식2023-09-06 12:29:28
0 5 0
G20서 국명 바꾼다? 인도 대신 ‘바라트’ 밀어붙이는 이유
내용

 

입력2023.09.06. 오전 11:53 수정2023.09.06. 오전 11:55

 

G20 만찬 초대장. 샤시 타루어 인도국민회의당 의원 SNS 갈무리

인도 정부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인디아’(India) 대신 고대 산스크리트어 국명인 ‘바라트’(Bharat) 사용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 여당은 인디아라는 명칭이 영국 식민시대 유산이라며 바라트를 밀어붙이고 있는데, 튀르키예처럼 공식적으로 국명을 바꿀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현지시간) 인도 매체와 블룸버그 통신 등은 인도 대통령실이 G20 만찬 참석자들에게 보낸 초청장에 드루파디 무르무 바라트 대통령이라고 표기했다고 보도했다. 공식 국명인 ‘인디아’가 아닌 ‘바라트 대통령(President of Bharat)’을 사용한 것이다.

고대 산스크리트어인 바라트는 힌디어로 인도를 의미한다. 인도 팝송이나 영화에도 종종 나온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소속된 인도국민당(BJP)은 힌두 민족주의 성향이 강하다. BJP는 인디아라는 이름이 ‘노예의 상징’이라며 국명을 바라트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현지 매체들은 “정부가 G20 종료 후 의회 특별회기에서 국명을 바라트로 바꾸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인도 정부가 ‘바라트’를 밀어붙이는 배경에 내년 4월 총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BJP가 14억명 인구의 80%를 점하는 힌두교도 표를 압도적으로 얻어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민족주의적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 여당은 바라트 사용으로 야당 견제 효과도 노리고 있다.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는 지난 7월 여러 지역 정당과 함께 모디 정부에 맞설 정치연합체를 출범하면서 새로운 이름 ‘인디아(INDIA)’를 내걸었다. 인디아에 합류한 지역정당 민족주의국민회의당(NCP)의 샤라드 파와르 총재는 이날 어느 누구도 국명을 바꿀 권리가 없다면서 정치연합체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야당인 인도국민회의당의 샤시 타루어 의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부가 국명 ‘인도’ 사용을 서둘러 중단해서는 안 된다”면서 “역사가 깃든 이름이자,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이름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스크랩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