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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3-09-11 11: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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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안 늙었네” 베트남 서열 1위가 바이든에 건넨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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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3.09.11. 오전 11:40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응우옌 푸 쫑 베트남 총비서가 10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환영식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베트남이 미국과의 외교 관계를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면서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자고 강조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이날 베트남 권력 서열 1위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총비서는 하노이 공산당 당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하나도 늙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쫑 총비서는 “이전보다도 훨씬 좋아 보인다”고 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웃으며 화답했다.

쫑 총비서가 최고령 지도자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환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쫑 총비서는 올해 79세로, 80세인 바이든 대통령과는 1살 차이다. 그는 베트남전쟁 이후 베트남의 최장수 지도자로 일하고 있다. 2021년 연임하면서 자신은 “늙었고 건강도 좋지 않다”며 더 일하고 싶지 않지만, 계속 봉사해주길 바라는 당의 바람을 따랐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고령의 나이가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상황이다.

미국 정상이 베트남 공산당 총비서의 초청으로 베트남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대통령으로선 양국 관계 정상화 이후 다섯번째 베트남 방문이다. 쫑 총비서와 바이든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이던 2015년 7월 마지막으로 만났다.

이날 양국은 외교 관계를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동맹’을 맺은 국가가 없는 베트남으로서는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가장 최상위다. 베트남이 이러한 수준의 관계를 맺은 나라는 중국·러시아·인도·한국에 이어 미국이 다섯번째다. 베트남과 미국은 1960~1970년대 베트남전쟁을 치른 뒤 국교가 단절돼 1995년에야 다시 수교했다. 이번 관계 격상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을 찾아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베트남은 오래도록 적국이었던 미국과 최고 수준의 외교 관계를 구축한 것을 두고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자”며 의의를 부여했다. 응우옌 푸 쫑 총비서는 미국과 대립했던 역사 대신 협력했던 측면을 강조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베트남은 파시즘에 맞서 싸우며 미국과 협력했다. 또한 호치민 주석도 베트남 독립선언문에 미국 독립선언문 일부를 인용했으며 미국과의 관계 수립을 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베트남·미국 관계의 구체적인 모토가 “과거를 뒤로 하고 차이를 극복하고 동질성을 촉진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관계 핵심은 경제협력이다.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1238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미국은 베트남의 최대 수출 시장이자 두번째로 큰 교역국이고, 베트남은 미국의 7번째 교역국이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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