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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3-09-19 12: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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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이 미국 경기침체 방아쇠 누른다…23년 만에 최장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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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3.09.19. 오전 4:07 수정2023.09.19. 오전 8:45

 

미국 자동차산업노조(UAW)의 파업이 전면적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면서 경제에 적잖은 파장을 미치고 있다. 파업이 여기서 더 확대된다면 미국 빅3 자동차 회사의 14만6000명 노조원 전부가 파업에 동참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전미자동차노조 소속 루이빌 출신 노동자들이 파업을 지지하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2023.09.15 /로이터=뉴스118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 '전체 산업'에서 노동시간 손실은 8월에만 약 410만 시간으로 이는 2000년 8월 이후 최대손실로 집계됐다. 7월까지 합치면 20번의 생산라인 정지로 인해 거의 640만 시간의 손실이 발생했다. 올해 들어서 누적으로는 740만 시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36시간과 차이가 있다. 

미국 노동시장에서 올해 파업은 미국 작가 조합과 영화 배우 조합, 미시간 대학의 공무원, 로스앤젤레스의 호텔 직원을 포함해 20건에 달한다. 여기에 자동차 '빅3' 업체의 파업이 진행 중이고 캘리포니아, 오레곤, 워싱턴의 약 6만명의 의료 종사자들이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23년 만에 최장 노동시간 손실 기록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 앤젤레스에 있는 파라마운트 스튜디오 앞에서 파업을 알리는 피켓을 든 배우·작가 조합이 줄지어 가고 있다. 2023.07.18 /로이터=뉴스1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량해고를 당했던 노동자들과 재택근무로 억눌렸던 근로자들, 그리고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소비력이 낮아진 임금 생활자들은 노조를 통해 지난 몇 년간의 물가상승에 맞는 급여를 내놓으라고 외치고 있다. 기업들의 주머니는 더 두둑해졌는데 상대적으로 급여 생활자들의 지갑은 반으로 줄어버린 탓이다. 

CNBC는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언급을 통해 "자동차 노사가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면 파업은 확대되고 장기화돼 상황이 심각하게 바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UAW는 3개의 공장만을 대상으로 파업을 진행 중이다. 전체 구성원의 10분의 1 미만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UAW는 상황이 과열될 경우 포드와 GM, 스텔란티스의 14만6000명의 노조원들 모두가 참여하는 전면적인 파업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경제학자 등 전문가들은 미국이 최근까지 경기침체 우려를 불식시키며 경제성장을 잘 진행시켜왔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하반기 시계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3~4분기에 걸쳐 파업이 확대될 경우 GDP(국내총생산)에 1.7%포인트 타격 효과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자동차 생산은 GDP의 2.9%에 달하기 때문이다. 
물가폭등 했는데 노동자 임금상승은 찔끔에 화났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6일 서울 용산구 남영역 인근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공동파업, 철도노조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에 참가한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9.16.UAW의 전면파업이 진행될 경우 미칠 파급은 최근 연방준비제도(Fed)가 고민해온 금리결정의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변수가 될 수 있다. 셰퍼드슨은 "연준의 문제는 경제성장 둔화의 어느 정도가 파업으로 인해 결정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금액이 다른 요인, 특히 소비에 대한 타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지 실시간으로 아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하반기부터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재개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인들의 지갑이 더욱 얇아지게 될 거란 설명이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파업이 경제에 어떤 의미인지 예측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그러나 파업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그리고 정확히 누가 영향을 받는지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뉴욕 연준의 데이터에 따르면 근로자들이 직장을 바꿀 때 평균적으로 연간 8만 달러에 가까운 급여를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UAW의 경우 노조는 4년에 걸쳐 36%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는데 이는 자동차 제조업체 CEO(최고의사결정권자)들이 가져간 급여 인상률과 비슷하다. 노조는 적어도 절대액수는 차이 나지만 인상률은 CEO나 근로자나 비슷하게 유지돼야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물가를 감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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