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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01-23 09:3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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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중국 설? 음력 설? 논란 피해 간 BTS의 현명한 선택
내용

 

입력2023.01.22. 오전 11:34   수정2023.01.22. 오전 11:38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올린 설날 동영상. /유튜브 'BANGTAN TV'
음력 설의 영어 표현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설(Chinese New Year)’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던 아이돌 그룹 뉴진스 멤버는 한국 네티즌들의 비판을 받고 공식 사과했다. 방탄소년단(BTS)은 ‘설날’을 소리 나는 대로 표현한 ‘Seollal’이라고 적어 논란을 피해 가면서도 한국어를 알리는 묘수를 택했다.

그룹 뉴진스의 다니엘은 지난 19일 소통 앱에서 팬들을 향해 “What R U bunnies doing for Chinese new year?(설날에 다들 뭐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바로 삭제하긴 했지만, 한국의 아이돌 가수가 ‘중국 설’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사실은 온라인에서 논란이 됐다. 한국 네티즌들은 “’음력 설(Lunar New Year)이라는 다른 영어 표현이 있는데 왜 저런 단어를 쓴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다니엘은 21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제 표현은 부적절했고 이 부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실망하거나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팬들과 많은 분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번 일을 잊지 않고, 앞으로 더 신중하게 행동하고 표현하는 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표현이지만, 영미권에서는 널리 알려진 용어다. 다니엘은 호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호주에서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날 “‘중국 설’ 표기는 전 세계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작 중국에서는 음력 설을 ‘춘제(春節)’라고 부르며 영어로 번역할 때도 ‘Spring Festival’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서 교수에 따르면 상고시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축제에서 비롯됐다는 ‘춘제’는 왕조가 교체될 때마다 개최 날짜도 바뀌었다가 약 2000년 전인 한나라 때부터 음력 1월 1일로 고정됐다.
 

뉴진스 다니엘. /뉴스1
다니엘의 사과 후에도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뉴진스 인스타그램에는 3만50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는데,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 설’ 표현을 했다는 이유로 왜 사과를 하느냐”며 항의하고 있다. 또한 영미권 뉴진스 팬들 또한 “나도 ‘중국 설’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게 왜 사과할 일이냐”는 반응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해외 팬을 가장 많이 보유한 한국 아이돌 가수인 BTS는 21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Happy Seollal Greeting’ 영상을 올렸다. 한국어 ‘설날’의 로마자 표기법을 사용했다. ‘중국 설’인지, ‘음력 설’인지 팬들끼리 싸우지 않도록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팬들은 “오랜 시간 논란 안 만들기도 쉽지 않은데 대단한 것 같다” “선한 영향력 자랑스럽다”고 했다. 해외 팬들 역시 자연스럽게 BTS를 향해 “Happy Luna New Year”라며 ‘중국 설’이 아닌 ‘음력 설’ 표현을 사용한 인사를 건네고 있다.

서경덕 교수는 “‘음력 설(Lunar New Year)’로 바꾸자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며 “중국인들의 삐뚤어진 중화사상과 문화 패권주의적 발상이 아시아권의 보편적인 문화를 중국만의 문화인양 전 세계에 알리는 건 반드시 바로 잡아야만 할 것”이라고 했다.
 

이가영 기자 2k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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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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