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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3-09-22 11: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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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우크라에 추가 무기 제공”...의회 반응은 냉랭
내용

 

입력2023.09.22. 오전 11:11

 

美, 4350억원 규모 새 지원패키지 발표
에이태큼스 지대지 전술 미사일은 제외
공화당 강경파는 추가 지원 반대 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양국간 정상회담차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3억2500만 달러 규모의 새로운 무기 패키지를 포함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양국이 진정한 동맹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장기 안보를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 내 피로감은 높아만 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회담하고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문제 등을 논의했다.

언론에 공개된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주요 7개국(G7) 및 다른 파트너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장기 안보를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공식화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당장은 해주기 어려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의 대안을 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3억2500만달러(약 4350억원) 규모의 새로운 무기 지원 패키지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앞서 지원하기로 한 에이브럼스 전차를 내주부터 우크라이나에 인도할 것이며 에너지 등 기반 시설을 러시아 공습에서 방어하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호크 지대공 미사일 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패키지에는 상당수의 방공 미사일과 포탄, 대전차 무기, 집속탄 등이 포함됐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간절하게 바랐던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 전술 미사일은 리스트에 없었다. 에이태큼스는 사거리가 300㎞에 이르러 전선 후방의 러시아 주요 목표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로 꼽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 군인들에게 꼭 필요한 매우 강력한 패키지”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에 거듭 감사를 표했다. 그는 회담 결과로 양국이 우크라이나의 ‘미래 전력’ 양성을 협력하기로 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막을 매우 중요하고 전략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확신과 열정으로 가득 찬 두 정상의 모습과는 달리 약 1년 7개월간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 내 분위기는 냉랭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백악관 방문에 앞서 의회를 찾아 미국의 도움 없이는 러시아에 이길 수 없다며 지원을 호소했다. 하지만 작년 12월 뜨거운 환대를 받으며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 나선 것과 달리 그는 이번 미국 방문에서 180도 달라진 차가운 반응을 마주해야 했다.

공화당이 다수를 점한 하원에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취재진 앞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환영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대신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의회 안으로 안내해 들어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매카시 의장은 작년과 달리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회 연설 요청을 거부하며 “지금 우리 상황을 봐라. 그럴 시간이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매카시 의장은 하원 공화당 내 강경파로부터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내년 회계연도 예산안 처리 문제도 당면한 과제다.

매카시 의장은 또 지난 19일 기자들과 만나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금까지 쓴 돈은 어떻게 한 것인지’, ‘승리 전략은 있는 것인지’를 설명해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면담에서도 매카시 의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미국의 지원이 제대로 사용되는 지에 대한 의원들의 우려를 해소하고,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수 있다고 동료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도움 될 정보를 달라고 요청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하원은 240억달러(약 32조원)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 처리의 열쇠를 쥐고 있다.

미국인의 누적된 피로도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CNN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1%가 미국이 러시아에 맞선 우크라이나를 돕는 측면에서 “충분히 지원했다”고 답해 “미국이 더 많이 지원하길 희망한다”는 응답(48%)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경 기자
 

이민경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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