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10.11. 오전 8:48 수정2023.10.11. 오전 9:37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에 대한 가짜 뉴스가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일론 머스크의 플랫폼 X(구 트위터)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 주말 이스라엘을 기습적으로 공격하고 이후 이스라엘이 보복 공습에 나서며 양측 사망자가 2000명을 넘어서, 75년 만에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오해의 소지가 있는 주장과 조작된 이미지가 X를 비롯한 소셜미디어로 급속도로 확산하며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며 무료로 제공되던 데이터 도구를 제거한 것이 문제가 됐다고 전문가들은 10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말했다. ◇실시간 이벤트 관련 자동 추적기능 사라져 소셜미디어 관련 연구원들은 머스크의 정책 변화로 X 플랫폼에서 속임수의 규모를 추적하기 더 어려워졌다고 입을 모았다. 로이터가 인용한 연구원들에 따르면 학계에 무료로 제공되던 데이터도구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 사라졌다. 이로 인해 실시간 이벤트에 대한 키워드, 해시태그 및 기타정보를 자동으로 추적하는 기능이 사라졌다고 연구원들은 말했다. 이 도구가 없으면 수 천 개 링크를 수동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대서양위원회 디지털포렌식(DFR)연구소의 루슬란 트레이드 상주 연구원은 로이터에 밝혔다. X 관계자는 사용자가 잠재적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 콘텐츠에 맥락을 추가할 수 있는 기능인 고유한 커뮤니티 노트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 500개 이상 게시되었다고 로이터에 반박했다. X는 9일 하마스와 관련된 새로 생성된 계정을 삭제했으며 "노골적인 미디어, 폭력적인 표현, 혐오 행위를 공유한 수만 개의 게시물을 조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X는 삭제하거나 배포를 줄일 수 있는 게시물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로이터 팩트체크팀에 따르면 X와 메타(구 페이스북)에 퍼진 가짜 뉴스 중에는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80억달러(약10조8000억원)의 군사자금을 승인한 것처럼 보이도록 편집된 문서가 나오는 게시물도 있다. 또 하마스 무장 세력이 납치된 어린이를 데리고 있는 것처럼 허위 표시된 동영상과 미국 가수 브루노 마스의 콘서트 영상이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음악 축제의 영상으로 오인되는 사례도 있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메타 대변인은 히브리어와 아랍어를 구사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이 "빠르게 진화하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료 계정 팔로워 늘리려 자극적·허위 뉴스 퍼뜨려" 특히 X는 플랫폼상 허위 정보 확산으로 가장 최근 규제당국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은 머스크에게 엑스가 "불법 콘텐츠와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의를 제기하며 "엑스에서 언급하신 위반 사항을 대중이 볼 수 있도록 나열해 줄 것"을 요청했다. 머스크에 따르면 X는 사용자가 비용을 지불하면 자신의 계정을 인증할 수 있고 특정 사용자가 수익 공유 프로그램에 따라 광고 판매의 일부를 얻을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 하지만 스탠포드 인터넷 관측소의 리서치 매니저인 르네 디레스타는 이러한 변화로 인해 유료 계정이 팔로워를 늘리기 위해 자극적이거나 허위 주장을 퍼뜨릴 유인을 제공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뉴스 웹사이트의 신뢰도 등급을 매기는 뉴스가드의 엔터프라이즈 편집자 잭 브루스터는 "(X에서) 이러한 계정 중 일부는 최근 바이러스성을 확보하고 전쟁에 대한 대중의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기 위해 설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 머스크 자신 조차 이번 분쟁과 관련해 '실시간' 업데이트를 원할 경우 특정 계정 2개을 팔로워하라고 추천했다가 추천 게시물을 삭제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해당 계정들이 과거 허위 주장을 퍼뜨린 전력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가짜 뉴스는 X에서 가장 많이 퍼져" 브루스터와 초당파적 연구 센터인 아랍 센터 워싱턴 DC의 타마라 카루브 부소장는 가짜 뉴스가 X에서 가장 많이 퍼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메시징 앱인 텔레그램과 짧은 형식의 동영상 앱인 틱톡에서도 허위 정보가 퍼졌다고 DFR랩의 트레이드 연구원은 말했다. 텔레그램 대변인은 로이터에 "정보를 검증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고 틱톡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소셜미디어플랫폼은 사용자 보호를 위해 콘텐츠를 조정하는 동시에 실시간 정보가 확산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하는 상충된 목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근무했던 뉴욕대학교 소셜 미디어 및 정치 센터의 솔로몬 메싱 교수는 플랫폼이 선거와 같은 계획된 이벤트를 위해 몇 달 전에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경우에도 그 선을 지키는 것은 어렵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메싱 교수는 "기습적인 테러 공격, 특히 이렇게 많은 영상이 포함된 테러 공격이 발생하면 훨씬 더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대변인은 분쟁에 대한 충분한 뉴스 또는 다큐멘터리 가치를 제공하는 경우 일부 폭력적이거나 노골적인 콘텐츠가 허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마스가 촬영한 동영상을 포함해 폭력 조직을 홍보하는 콘텐츠는 금지하고 있다고 유튜브 대변인은 덧붙였다. 다른 온라인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유튜브는 운영원칙을 위반하는 콘텐츠를 삭제할 수 있는 검토 직원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메시징앱 스냅챗의 소유주인 스냅은 사용자가 전 세계 어디에서나 공개 게시물을 볼 수 있는 지도 기능을 이 지역에서 계속 사용할 수 있으며, 잘못된 정보와 폭력을 선동하는 콘텐츠를 모니터링하는 팀이 있다고 밝혔다. 신기림 기자 (shinkirim@news1.kr) 기자 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