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2.13. 오전 9:51
홍콩 경매서 2550만 홍콩달러에 낙찰돼
기존 최고가는 'W'의 26000만 홍콩달러
홍콩의 자동차번호판. 바이두캡쳐.
[서울경제]
홍콩 자동차번호판 경매에서 40억 원이 넘는 가격의 거래가 성사돼 역대 최고가 2위를 갈아치웠다.
12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홍콩 운수서(교통국)가 49개의 자동차번호판을 놓고 실시한 신춘 경매에서 알파벳 ‘R’이 2550만 홍콩달러(약 41억 원)에 최종 낙찰됐다. 이는 2021년 ‘W’가 기록한 2600만 위안에 이은 역대 두번째로 비싼 낙찰 가격이다.
R 번호판은 시초가 5000홍콩달러를 시작으로 경매가 진행됐다. 1000만 홍콩달러를 넘은 이후 두 명의 참가자만 경매에 참여했고 2000만 홍콩달러를 넘은 이후로는 50만 홍콩달러씩 가격이 뛰었다. 결국 한 여성이 시초가보다 5099배 높은 가격에 낙찰받으며 경매가 종료됐다.
이는 기존에 영어로 승리(Victory)를 의미하는 ‘V’가 1300만 홍콩달러에 낙찰된 것에 약 2배 가까이 되는 가격이다.
홍콩은 숫자와 문자를 더해 공백 포함 8자리까지 번호판을 만들 수 있다. 알파벳 두 글자에 숫자 네 자리의 번호판이 일반적이다.
자신만의 번호판을 갖고 싶은 사람들이 특이한 번호판을 원하자 지난 1973년부터 자동차번호판을 경매에 부치기 시작했다. 중화권에서 좋아하는 숫자나 특이한 영어,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영문과 숫자 조합 등을 자산가나 유명인들이 비싼 가격에 낙찰받아 소유하고 있다.
대표적인 숫자가 8, 9다. 숫자 8은 중국어 발음으로 돈을 번다는 의미의 ‘파차이(發財)’의 ‘파(發)’와 발음이 비슷해 행운의 숫자로 널리 사랑받는다. 숫자 28과 18이 대표적이다.
숫자 2는 쉽다는 뜻의 '이'(易)자와 광둥어 발음이 비슷하다. 여기에 8을 붙인 28의 발음은 ‘쉽게 번 돈(easy money)’의 의미를 지닌다. 숫자 18로 된 번호판은 ‘십(十)’의 발음과 정말, 진짜라는 뜻의 ‘스짜이(實在)’의 앞글자 발음이 비슷하다. 확실히 돈을 벌 수 있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숫자 28은 1810만 홍콩달러, 18은 1650만 홍콩달러라는 고가에 경매된 번호판이다.
숫자 9는 중국어 발음이 ‘지우(九)’로 오래간다, 장수한다는 뜻의 ‘지우(久)’와 발음이 같아 선호한다.
1994년 앨버트 영 엠페러그룹 회장은 숫자 9가 적힌 자동차번호판을 당시 최고가였던 160만 홍콩달러에 낙찰받았다.
유명인들은 자신만의 번호판을 과시하기도 한다. 홍콩 배우 주윤발의 경우 자신의 영문명(Chow Yun Fat)과 출생연도(1955)를 더한 CF1955를 사용한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br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