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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3-10-18 07: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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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인질 협상 지지부진…‘유일 협상창구’ 카타르, 협상에 ‘미적지근’
내용

 

입력2023.10.17. 오후 1:22

 

지난 13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만난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 싸니 카타르 총리가 회견을 하고 있다. [UPI]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의 석방을 위한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흘러가면서, 억류 장기화로 인한 인질들의 건강 악화 등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실상 유일한 협상통로인 카타르가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은 탓이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인질 협상은 카타르와 미국을 통해 간접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유일한 협상통로인 카타르가 직접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서 인질 안전을 해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자국 의사를 미국을 통해 카타르에 밝히고 이를 카타르가 하마스에 통보하고 있다. 이후 역순으로 카타르가 하마스의 답변을 받아 미국을 거쳐 이스라엘에 전달하는 식이다. 카타르가 유일한 협상통로가 된 것은 하마스가 카타르를 제외하고는 협상을 중재할 수 있는 다른 국가들과 접촉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마스 군사조직의 전투원들은 이달 7일 이스라엘에 침투한 뒤 인질을 최소 199명 납치해 가자지구로 끌고 갔고, 가자지구 곳곳에 분산 억류된 것으로 관측되는 이들 중에는 어린이, 노약자, 지병을 앓는 환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카타르의 소극적 움직임으로 협상이 지연되면서 ‘골든타임’이 지나갈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가뜩이나 이스라엘의 봉쇄로 가자지구 내 물과 연료 등이 바닥나고 있는 데다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본격화할 경우 인질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과거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인질 협상을 중재한 적이 있는 거손 배스킨은 “진짜 위험하다”며 “카타르가 직접 대화하지 않는다는 게 거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살려야 할 때”라며 “(이스라엘군의) 지상 침공까지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그는 하마스 섬멸을 위한 이스라엘군의 지상 군사작전이 시작되면 협상이 훨씬 어려워져 인질 살해가 이뤄질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더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인질 협상안을 이미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이스라엘 정부가 인질 거처에 대한 핵심정보의 대가로 인도주의 통로 마련과 선별된 지역에 대한 임시적 폭격 중단을 내밀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하마스 지도부가 인질을 이스라엘의 침공을 저지하려고 인질을 인간방패로 이용한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가 약화하고 있어 시간이 자신들 편이라고 계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2011년 협상을 통해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군인 길라드 샬리트의 석방을 끌어낸 바 있는데, 당시 이스라엘은 하마스 수감자 1000여명을 석방해 과도한 양보를 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이스라엘 정보통은 더타임스에 이번 인질에 외국 국적자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협상이 훨씬 더 민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가 납치해간 인질에는 외국인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국 등 다른 나라 국적도 지닌 이중국적 이스라엘인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손미정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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