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2.15. 오전 11:02 수정2023.02.15. 오전 11:03
작년 재정수입 감소 속 방역에 수조원씩 사용…재정적자 역대 최고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엄격한 방역 통제인 '제로 코로나'를 위해 중국 지방정부들이 지난해 코로나19 방역에 막대한 예산을 지출, 재정난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1월 PCR 검사받는 베이징 시민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15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산하 건강시보에 따르면 최근 각 성·직할시가 발표한 작년 예산 집행 분석 결과 광둥성은 공공 예산 가운데 보건 분야에 2천75억 위안(약 38조7천억 원)을 지출했고, 이 중 코로나19 예방 및 통제에만 711억 위안(약 13조3천억 원)을 썼다.
코로나19 예방 및 통제 예산은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백신 접종, 의료진 보조금 지급에 집중됐다.
광둥성은 작년 말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가 대유행하기 2개월 전인 10월부터 코로나19가 확산, 성도(省都)인 광저우의 하이주구 등 도심 일부가 수개월 봉쇄됐다.
이에 반발한 일부 주민이 방역 통제망을 뚫고 탈출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작년 말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속출했던 수도 베이징은 위생 건강 예산으로 264억2천만 위안(약 4조9천억 원)을 지출했으며 대부분 코로나19 예방 및 통제에 사용했다.
저장성은 코로나19 방역비로 435억900만 위안(약 8조1천억 원)을 지출했는데 PCR 검사, 격리 시설 건설 및 운영, 방역 물자 조달 등에 썼다.
또 코로나19 관련 보조금으로 6억6천500만 위안을 지급했고, 중증 치료 병상 및 코로나19 감염자 전담 병원 건설, 농촌 의료 시설 확충에 15억8천900만 위안을 집행했으며 공중 보건 서비스 개선에도 8억1천만 위안을 별도 지출했다.
작년 중국의 코로나19 검사 모습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장쑤성도 백신 접종, PCR 검사, 감염자 치료에 423억 위안(약 7조9천억 원)을 지출했으며 산시(陝西)성은 코로나19 방역 예산으로 190억 위안(약 3조5천억 원)을 투입하고 백신 접종에도 37억8천만 위안(약 7천50억원)을 할당했다.
작년 4∼5월 도시가 전면 봉쇄된 상하이시는 일반 보건 지출 예산이 381억9천만 위안(약 7조1천억원)이었고, 이 중 코로나19 예방과 통제 예산으로 167억7천만 위안(약 3조1천억원)을 지출했다.
이밖에 안후이성(179억2천만 위안), 랴오닝성(143억9천만 위안), 푸젠성(130억4천300만 위안) 등도 순수 코로나19 방역 예산이 100억 위안(약 1조9천억 원)을 넘었고, 구이저우성(74억8천800만 위안)을 비롯해 규모가 작은 대부분 성(省)도 수십억 위안을 지출했다.
중국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 3년간 엄격한 방역 통제 정책인 '제로 코로나'를 시행했으며 특히 작년에는 한 명의 감염자만 나와도 길게는 수개월씩 도시를 부분 또는 전면 봉쇄하고, 봉쇄 지역은 매일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PCR 검사를 하는 철통 방역을 펼쳤다.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방역 및 통제에 드는 모든 비용을 전가하면서 가뜩이나 코로나19 확산에 의한 경제 충격과 부동산 침체 영향에 따른 국유토지 매각 부진으로 재정 수입이 감소한 지방정부의 지출이 늘면서 재정난이 심화했다.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
[연합뉴스 자료사진]
작년 31개 성·시 가운데 22개 성의 재정 수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제조업 기지 ' 광둥성은 작년보다 5.8% 급감했고, 저장성과 상하이도 각각 2.7%, 2.1% 줄었다.
28개 성의 국유토지 매각 자금 운용 예산인 기금 수입이 감소했으며 이 가운데 톈진과 동북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 칭하이 등은 50% 이상 급감했다.
중국 재정부에 따르면 작년 중국 중앙과 지방정부의 재정 적자 규모가 8조9천600억 위안(약 1천671조 원)에 달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재정 수입은 28조1천60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6.3% 감소한 반면 재정 지출은 37조1천200억 위안에 달해 전년보다 3.1% 증가했다.
중국 중앙과 지방 정부의 전체 재정 지출 가운데 위생건강 항목 예산이 2조2천542억 위안(약 420조4천억 원)으로 17.8%를 차지, 비중이 가장 컸다.
작년 말 방역 완화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망자가 속출하자 중국이 방역을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으면서도 효과적으로 코로나19를 통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pjk@yna.co.kr
박종국(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