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10.19. 오전 4:04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철회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맞서 러시아가 핵실험 재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P·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간) 러시아 하원이 CTBT 비준 철회안에 대한 제1차 독회에서 해당 법안을 기권 없이 412대 0으로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CTBT 비준 철회안은 18~19일 2·3차 독회를 거쳐 최종 채택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하원 의장은 “미국이 세계 안보를 유지하는 의무에 무모하게 접근하는 것에 대한 (러시아의) 답”이라고 말했다. 1996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CTBT는 전 세계에서 모든 핵실험을 금지하는 조약이다. 러시아는 같은 해 이 조약에 서명하고 2000년 비준했지만 미국은 서명만 하고 비준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일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본회의에서 “미국처럼 러시아도 원칙적으로는 CTBT 비준을 철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러시아 미국 중국이 핵실험을 재개한다면 91년 소련 붕괴 이후 핵실험을 중단했던 강대국 간 새로운 핵 군비 경쟁이 시작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