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10.22. 오후 5:44
이스라엘이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최근 공세를 ‘참전’으로 규정했다. 헤즈볼라의 공격 수위가 그만큼 격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레바논과의 접경에 제2의 전선이 형성되면 이스라엘은 병력을 양분해 국토의 남과 북에서 적을 상대해야 한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헤즈볼라가 이 전쟁에 참전하기로 했으며 우리는 이에 따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별도 성명을 통해 “갈란트 장관이 북부 지역 국경 부대에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도 확전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헤즈볼라 2인자인 셰이크 나임 카셈은 이날 대원들의 장례식에서 “우리는 이미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의 중심에 서 있다”며 “우리가 준비돼 있다는 걸 이스라엘에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헤즈볼라가 이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모든 분쟁은 가자지구에서만 일어났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 침공을 강행하면 헤즈볼라가 본격적인 공세에 나서겠다는 압박으로 읽힌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산발적 교전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레바논은 이날 남부 하니타 키부츠(집단농장) 지역에 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은 발사 지점을 겨냥해 대응 포격했다. 헤즈볼라 선전 매체 알마나르는 “최소 6명이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의무를 수행하던 중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지난 7일 이후 헤즈볼라 측 전사자는 19명이다. 로이터통신은 레바논 접경 일대에서 벌어진 양측 무력 충돌이 2006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면전 조짐에 레바논 베이르트 국제공항을 허브로 둔 중동항공은 이번 주 항공편 절반 이상의 운행을 취소했다. 이스라엘은 22일 레바논 국경 인근 마을 14곳에 추가로 대피 명령을 내렸다. 지난주에는 레바논 국경에서 2㎞ 이내에 거주하는 28개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발령했다. 양면전으로 전개되는 국면에 이스라엘에 전면적 군사 지원 방침을 확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난처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헤즈볼라의 참전은 바이든 행정부가 매우 피하고 싶어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방문 당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헤즈볼라와의 확전을 피하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송태화 기자(alvin@kmib.co.kr) 기자 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