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10.30. 오전 6:56 수정2023.10.30. 오전 6:57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러시아 남부의 한 공항에 유대인 난민들이 도착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이스라엘 규탄 시위로 인파가 몰리며 공항이 일시적으로 폐쇄됐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러시아 항공당국 로사비아치아는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 마카흐칼라 공항에 시위대가 몰려들면서 활주로가 폐쇄됐다고 밝혔다. 마카흐칼라 공항에 착륙 예정이던 항공기는 다른 공항으로 우회했다. 로사비아치아는 "공항이 다음달 6일 오전 2시59분(한국시간 오전 8시59분)까지 폐쇄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게스탄 인구의 대부분은 무슬림으로, 이스라엘에서 출발한 비행편에 유대인 난민이 탑승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이에 대한 반발로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퍼진 영상에는 팔레스타인 국기를 든 인파가 공항 내부를 장악한 모습이 담겼다. 또 시위대는 이스라엘인을 찾아내겠다며 공항 터미널 출입구를 부수기도 했다. 다게스탄 당국은 텔레그램을 통해 "공항 시설의 운영 절차를 위반한 모든 사람이 불법 행위를 멈추기를 권고한다"며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학살되는 장면을 지켜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파괴적인 집단의 도발에 굴복하지 말고 사회에 혼란을 조성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스라엘 측에서는 러시아 당국이 러시아 내 이스라엘인과 유대인들을 보호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인과 유대인에게 해를 끼치려는 중대한 시도들을 보고 있다"며 "러시아 주재 이스라엘 대사가 러시아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항 관계자는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이스라엘인과 유대인이 공항에 격리돼 보호를 받고 있다"며 "상황이 허락한다면 모스크바행 연결 항공편을 통해 이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렉스 벤 즈비 러시아 주재 이스라엘 대사도 "비행기 승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예슬 기자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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