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측 주장에 정면 반박…갈등 해결 기미 없어
[서울=뉴시스] 필리핀 당국이 남중국해에서 완전한 항행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중국과 필리핀 간 영유권 분쟁은 완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난 22일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서 중국 해경선(오른쪽)과 필리핀 수송선이 충돌하는 모습. 2023.11.01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필리핀 당국이 남중국해에서 완전한 항행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필리핀이 영유권 분쟁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중국과 필리핀 간 갈등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3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에두아르도 아노 필리핀 국가안보 자문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국제법에 따라 필리핀은 바조데마신록(스카버러 암초의 필리핀명, 중국명 황옌다오)을 포함해 서필리핀해(남중국해의 필리핀 명)를 종횡무진(length and breadth) 순찰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스카버러 암초 인근 해역에 불법으로 침입했다는 중국군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아노 자문관은 또 ”바조데마신록은 필리핀 군도와 배타적경제수역(EEZ)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중국 주권 하에 있는 그어떤 공간에도 불법으로 진입한 것이 아니다“고 역설했다.
이에 앞서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중국군 남부전구(사령부)는 30일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필리핀 39호 호위함은 이날 중국 정부의 허가 없이 불법으로 황옌다오 인근 해역에 침입했다"면서 "남부전구는 해군·공군 병력을 조직해 법에 따라 추적·감시와 경고, 저지·통제를 했다"고 밝혔다.
남부전구는 또 "필리핀의 행보는 중국의 주권을 엄중하게 침해하고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으로 오해와 오판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우리는 필리핀에 주권 침해와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사태의 추가 악화를 방지할 것을 엄숙히 통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구 부대는 고도의 경계를 유지하고 국가의 주권·안보, 남중국해 지역의 평화·안정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리핀은 1999년 스카버러 암초에 자국 군함이 좌초했다며 해당 선박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10명 안팎의 해병대원을 상주시키고 있다. 중국은 필리핀이 불법으로 암초를 점거하고 영구 점령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좌초 군함을 예인하라고 요구해 왔다.
최근 들어 필리핀이 좌초된 군용선에 보급선을 보내는 것을 두고 양측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해경선을 동원해 필리핀의 보급선을 차단해 왔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해군을 동원했다.
양측 해경 간 대립이 해군간 대립으로 바뀌면서 우발적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한층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문예성 기자(sophis73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