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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3-11-02 12: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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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계 표 떨어진다…백악관 "이슬람 혐오 근절 국가전략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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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3.11.02. 오전 11:24 수정2023.11.02. 오전 11:28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랍계 미국인 달래기에 나섰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을 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편만 든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미국 내 무슬림 공동체가 지지를 철회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스필드=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미네소타주 노스필드의 더치 크리크 팜스에서 선거 유세 중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팔 전쟁과 관련해 "미국은 가자지구의 무고한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인도주의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팔레스타인 아이나 하마스에 살해된 이스라엘 가족 등 모두가 '비극'"이라고 말했다. 2023.11.02.1일(현지시간)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 역사상 최초로 이슬람 혐오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전략 개발에 착수한다"고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그는 "이슬람 혐오 대응 국가전략은 백악관 내 국내정책자문위원회와 국가안보회의(NSC)가 나란히 주관하고, 지역사회 지도자와 의회 등 더 많은 사람들과 전략 개발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피에르 대변인은 "미국 내 이슬람 신자와 아랍인, 또 시크교도들과 같이 무슬림으로 인식되는 사람들은 너무나 오랫동안 혐오에서 비롯한 공격과 차별을 견뎌왔다"는 말로 국가전략 마련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모든 미국사람들이 종교와 상관 없이 자신의 삶을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이 특단의 조치를 발표한 것과 관련, 미국 내에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장기화 과정에서 반(反)이슬람 정서가 확산되는 걸 미국 정부가 방치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지난달 14일 일리노이주에서 6세 아이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용의자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소식을 접하고 "이슬람교도는 다 죽여야 한다"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발표에 대해 내년 11월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아랍계 지지율이 급감하고 있는 점을 의식한 것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아랍아메리칸연구소(AAI)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랍계 미국인의 바이든 지지율은 17.4%에 그쳤다. 지난 대선이 열린 2020년 동일한 여론조사를 했던 당시 바이든 지지율이 59%였던 점과 비교하면 무려 41.6%포인트 하락했다.

반대로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40%가 나왔다. 2020년 당시(35%) 대비 5%포인트 늘었다. 이 밖에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13.7%, 무소속 코넬 웨스트 후보는 3.8%를 각각 기록했으며 '모르겠다'는 응답도 25.1%나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내년 재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습을 비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슬림과 아랍계 미국인 유권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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