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2.09. 오전 10:31   수정2023.02.09. 오전 11:00

"직장 있는 노인은 출퇴근 시간에 돈 내도 상관 없을 것"
"노인 기준 70세로 하려면 69세까지로 정년퇴직 연령 높이든지"

김호일 대한노인회장, 홍준표 대구시장. 연합뉴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이 밝혀 전국적 이슈로 번진 지하철(도시철도) 무임승차 연령 65세→70세 상향 추진 방침을 두고 "위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시장은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6월 70세 이상 대구 거주 어르신들의 시내버스 무상이용 제도 전국 최초 도입을 알리면서 이같은 방침을 함께 발표했다. 즉, 시내버스와 지하철의 무임승차 연령 기준을 통일하는 맥락이었다.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이어 김호일 회장은 8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홍준표 대구시장의 이같은 발표에 대한 평가를 묻자 '노인복지법'을 가리키며 "위법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65세 이상인 사람에게 지하철 무료에 대한 혜택이 법에 있는 조항이다. 이걸 광역시장(홍준표 시장)이 혼자서 일방적으로 법을 어기면, 그 사람은 위법행위를 했으니까 처벌 받아야 될 사람"이라며 "국회에서 법을 고치기 전에는 어느 누구든지 일방적으로 그걸 할 수가 없다. 위법행위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따졌다.

그러자 진행자가 "홍준표 시장은 65세 이상부터로 돼 있으니 70세로 해도 법에 안 걸린다, 이렇게 주장하더라"고 물었고, 이에 대해 김호일 회장은 "그 사람(홍준표 시장) 무식한 사람 아닌가?"라고 되물으면서 "앵커님도 아시겠지만 이상과 이하는 그 숫자가 포함된다. 65세 이상은 65세를 포함한 그보다 더 많은 것이고, 65세 초과는 65세가 포함 안 되고 그보다 많은 것을 말한다. 그러면 65세 이상은 65세를 포함한다. 초등학교 때 배우는 건데, 그 양반(홍준표 시장) 초등학교도 안 나왔나 보다"라고 비판했다.

노인복지법 시행령에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도시철도의 운임을 100% 할인해주도록 규정돼 있다. 이에 무료 이용 대상자의 연령을 70세 이상으로 높여 조정할 수 있는지,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는데, 매일신문의 지난 2월 2일 '대구 시내버스, 6월 28일부터 70세 이상 무료' 기사에서는 "'65세부터'가 아닌 '이상'으로 돼 있기 때문에 70세로 규정해도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홍준표 시장 주장을 전한 바 있다.

이어진 방송에서 김호일 회장은 대구 도시철도 무임승차 연령 상향을 두고 대구시와 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가 대화를 통해 결정했다는 한 보도 내용과 관련,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호일 회장은 이날 방송에서 무임승차 문제를 두고 노인에만 국한되지 않은 포괄적인 범위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인'만 문제 삼는 포커스를 문제 삼은 것.

그는 "무임승차는 어린이, 장애인에게도 해당되는데 툭 하면 노인 문제를 갖고 거론하고 있다. 왜 노인 때문에 적자가 난다고 하느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출퇴근 노인 무임승차를 없애는 것에 대해서는 "출퇴근 시간에 굳이 가야 될 노인은 직장이 있는 사람으로 (경제활동층이라 돈을 낼 형편이 있으니)돈을 내도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무임승차 등 노인들을 대상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연령 기준을 높이는 게 곧 우리 사회 노인 연령 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상향하는 맥락을 두고는 "65세가 되면 전부 퇴직해 수입 없이 놀고 있다. 놀고 있는 65~69세에 대해 공원 입장료와 지하철 혜택(무임)을 주다가 안 주는 건, 그 연령대 노인들을 벼랑 끝으로 밀어내는 것"이라고 현실적 문제도 강조했다.

이어 "(노인 기준을)70세로 하려면 69세로 정년퇴직 연령을 높이든지, 돈을 주든지, 노인 일자리에 신경을 쓰든지 등 그런 여건을 만들어 놓고 논의해야 한다"며 "겉으로 젊어 보인다고 해서 노인 대책을 변경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즉, 우리 사회 노인 기준 연령과 정년퇴직 연령이 꽤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황희진 기자 hhj@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