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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02-10 12: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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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방치돼 숨진 2살아기 위기징후 있었지만…생후 4개월 이후 예방접종 無
내용

 

입력2023.02.09. 오전 11:14   수정2023.02.09. 오전 11:15

 

A군 2022년 4월, 2023년 1월 위기정보 입수
복건복지부 '위험도 낮은 것으로 판단'

2월4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A씨(24·여)가 구속 전 피의자 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A씨는 2살 아들을 사흘간 홀로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2023.2.4/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지난 2일 인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사흘간 홀로 방치돼 숨진 2세 어린이 A군의 사망사건 발생 전에 신변에 위험징후를 알리는 위기정보가 입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는 2018년부터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는데, 해당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은 사회보장 빅데이터를 활용해 학대 등 위기아동을 예측하고 발굴·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영유아 미건강검진, 어린이집 결석, 단전, 단수, 단가스 등 총 44종의 위기정보를 분석해 1년에 4차에 걸쳐 위기아동을 추출한다.

9일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4월과 2023년 1월 A군에 대한 위기정보가 입수됐다. 2023년 1월은 A군이 사망하기 불과 한 달 전이다.

2022년 4월에는 정기예방 미접종, 특정코드 진단가구, 건강보험료 체납, 금융 연체, 일용근로대상자의 위기정보가 확인됐다.

‘정기예방 미접종’은 출생개월 구간별 국가예방접종기간에 접종을 하지 않은 아동정보와 예방접종기록이 0건인 아동의 정보를 의미한다. A군의 경우 출생 후 4~6개월 구간의 예방접종 기록이 0건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정코드 진단가구’는 최근 3년간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는 부상·정신질환에 대하여 진단을 받은 가구 구성원이 있는 경우 입수되는 정보이다.

2023년 1월에는 의료기관 미진료, 국민연금 체납, 건강보험료 체납의 위기정보가 확인됐다. ‘의료기관 미진료’는 최근 1년(12개월)간 진료기록이 0건인 아동의 정보를 뜻한다.

이처럼 두 차례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에 위기정보가 입수됐지만, A군은 조사 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조사 대상자로 선정된 아동은 해당 읍면동의 복지담당자가 현장 조사 등을 실시해 위기 여부와 정도를 확인한다.

위기아동 조사 대상자는 인공지능 기계학습 등에 기반한 예측모델을 이용해 선별하는데 매 차수마다 위험도가 높은 상위 약 2만 5000명에서 3만명을 발굴한다. A군의 경우 이 과정에서 위기정보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분류돼 조사대상자에서 제외됐다는 것이 보건복지부의 설명이다.

인재근 의원은 “방임과 학대의 징후를 포착하고도 안타까운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사실에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 “위기아동에 대한 기획조사를 확대하고 연령대에 따라서 세부적으로 위기정보에 가중치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4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법으로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A씨(24·여)가 구속 전 피의자 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A씨는 2살 아들을 사흘간 홀로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2023.2.4/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2살 아들을 사흘간 홀로 방치해 숨지게 한 A씨는 최근 구속됐다.

A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2시부터 이달 2일 오전 2시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자택에서 아들 B군(2)을 홀로 집안에 방치한 채 외출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당일 오전 2시 귀가 후 당일 오전 3시48분께 119에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신고를 접수했다. 이후 A씨는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A씨는 지난해 여름 무렵 남편과 별거 후 B군과 함께 다른 동네로 이사해 생활하다가 이같은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흘간의 행적과 관련해 "카센터에 일하러 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군이 굶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군에 대한 부검을 진행한 결과 '장시간 음식물이 공급되지 않은 사유로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라는 구두소견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A군의 최종 부검 결과는 약 3개월 정도 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진욱 기자 (gut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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