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제2의 테슬라’로 불렸던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과 루시드가 발표한 3분기 실적에 시장 반응이 엇갈렸다.
7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비안은 지난 3분기 매출이 13억3700만 달러(약 1조7541억원)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의 평균 예상치 13억3000만 달러를 웃도는 실적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루시드. /연합뉴스
또 3분기 인도량은 1만5564대로, 지난 2분기보다 23% 늘었으며 월가의 추정치(1만4000대)도 크게 넘어섰다. 3분기 순손실은 13억6700만 달러(약 1조7935억원)였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의 17억2400만 달러(약 2조2619억원)에 비하면 개선됐다. 3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79억4000만 달러(약 10조4173억원) 수준이다.
리비안은 비용 절감으로 생산 효율성이 개선되고 시장 경쟁력이 강해졌다며 올해 연간 생산량 전망치를 기존에 발표한 수치보다 2000대 늘린 5만4000대로 높여 잡았다. 또 배송용 전기 밴을 전 세계 더 많은 고객에게 판매하기 위해 최대 주주인 아마존과의 독점 계약을 종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비안이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발표하고 연간 생산 목표도 상향 조정하자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분위기다. 리비안 주가는 이날 증시에서 1.40% 상승 마감한 데 이어 시간외거래에서도 1% 넘게 올랐다.
반면 루시드는 이날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루시드는 지난 3분기 1457대를 인도해 1억3780만달러(약 180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LSEG가 집계한 월가의 평균 예상치 1억8380만 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게다가 이 회사는 올해 연간 생산량 전망치를 “차량 인도에 신중하게 맞추기 위해” 기존에 발표한 ‘1만대 이상’에서 8000∼8500대로 낮춘다고 밝혔다.
이런 소식에 루시드 주가는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4% 가까이 하락했다. 루시드는 이미 지난달 기대치보다 낮은 3분기 인도량을 발표해 투자자들을 실망시킨 바 있다. 시장에서는 루시드 전기 세단의 비싼 가격과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태다.
이날 실적 발표에서도 이런 흐름을 반전시킬 만한 내용이 나오지 않으면서 투자 심리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