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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곰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민가나 산 등에 출몰하는 사례가 빈번하고, 사람이 습격당한 사건도 종종 벌어져 일본인들의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흉년으로 인한 곰의 먹이 부족, 따뜻한 겨울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올 닛폰 뉴스 네트워크(ANN)는 지난 12일 “이번 겨울은 동면 시기에도 잠을 자지 않는 곰의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며 “오늘 아침 나무 위에서 감을 먹고 있던 곰 두 마리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출몰한 곰의 영상을 찍은 시민은 ANN과 인터뷰에서 “이건 꽤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직장이 있는 지역에서 인신 피해가 발생했다는 소식도 들었던 터라 우선 회사를 가려고 차까지 달렸다”고 전했다. 곰은 11일 저녁부터 20시간 넘게 나무에 오르내리기를 반복했다고도 전했다.
일본에서는 올해 곰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180명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악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곰 대책이 시행되고 있다. 지난 8월 이와테현 이와이즈미초에서는 드론을 통해 옥수수밭에 숨어있는 세 마리의 곰이 발견됐다. 사람 키를 넘어서는 옥수수들 사이에 있던 터라 눈에 잘 띄지 않았던 것이다.
토호쿠 예술 공과 대학 타구치 히로미 명예 교수는 올해 곰이 증가한 원인으로 흉년과 기후변화를 꼽았다. 곰의 주 먹이인 너도밤나무 열매 등이 적게 열려 사슴 등 고기를 먹은 곰들이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육식 후 곰은 겨울잠을 자기 위해 구멍에 들어가더라도 체온이 떨어지지 않아 쉽게 잠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평년에 비해 따뜻한 겨울이 지속되면서 곰들이 일찍 잠자리에 들지 못한다고도 했다. 타구치 교수는 “동면을 하지 못하는 곰이 증가할 경우, 겨울 산에 먹이가 없기 때문에 사람이 사는 곳까지 행동 범위를 넓힐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곰들은 민가뿐만 아니라 학교 인근까지 출몰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12일 아키타현 가타가미시의 한 논에서곰에게 습격 당한 남성이 왼손을 물렸다고 보도했다. 지난 9일에는 노시로시의 한 캠퍼스 부지 내의 벚나무 위에서 곰이 약 7시간 눌러앉아 있었다. 이 학교는 9, 10일 수업시간을 10분 단축해 학생들을 조기 귀가시켰다.
다이센시의 니시센보쿠초에서는 10일 오전 11시쯤 운동장 옆에 곰이 있는 것을 50대의 남성 교무원이 발견했다. 곰은 남성을 향해 왔지만 발로 차자 부지 밖의 숲으로 도망쳤다. 당시 학생들은 수업을 받고 있었다. 자칫하면 아찔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이 학교의 교감은 “곰이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어 있는 것처럼 느꼈다. 학생들의 안전 확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