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2.15. 오전 11:25 수정2023.02.15. 오전 11:36
악셀 팀머만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장 연구팀
그린란드의 빙상(대륙 빙하)이 녹아 물이 고여 있다. NASA 제공국내 연구팀이 인류가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2150년 남북극 빙상이 녹으며 해수면이 1.4m 가량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빙상의 용융만 고려했던 기존 기후예측모델을 뛰어넘어 해양과 대기 등 여러 기후요소까지 통합한 모델로 분석한 결과다.
악셀 팀머만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장 연구팀은 15일 새로 개발한 기후모델로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해수면 변화를 예측한 분석을 내놨다.
빙상은 해수면 상승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빙붕이나 빙산이 녹더라도 해수면 높이가 크게 변하지 않은 반면 빙상은 전부 육지 위에 펼쳐져 있어 바다로 흘러가면 해수면을 크게 높인다.
빙상의 변화는 예측이 힘들다. 물리학적으로 매우 복잡하고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특히 남극 빙상은 많은 부분이 해수면보다 낮은 곳에 분포해 다른 지역보다 예측이 힘들다.
연구팀은 빙상과 다른 기후요소와의 상호작용을 고려해 빙상변화 예측모델의 정확도를 높였다. 교신저자인 박준영 IBS 학생연구원은 “빙상과 빙산, 빙붕, 해양과 대기 등 기후 요소를 결합해 예측 정확도를 높인 모델을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모델로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에서 제시한 이산화탄소 배출 시나리오에 따른 남극 빙상 및 해수면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끊임없는 산업화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계속 늘어나는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빙상 소실에 의해 2150년 해수면이 지금보다 1.4m 더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2050년에 탄소중립에 도달하는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2150년 해수면이 20cm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해수면이 1m 상승할 경우 한국 국토의 0.5%가 침수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2m 가량 상승할 경우 0.9%가 잠길 것이란 분석이다. 전지구적으로 볼 때 1m 해수면이 상승하면 4억명 가량의 인구가 해수면 상승의 피해를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은 기존의 연구결과를 뒤집는 분석도 내놨다. 선행 연구들은 남극 빙상의 용융이 해수면 상승을 가속시킨다고 분석했다. 반면 개발한 모델은 빙상이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하지만 남극 담수의 유입으로 인해 상승 속도는 오히려 감소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팀머만 단장은 “더 현실적인 예측을 위해 각각의 기후 요소와 각 요소 간 상호작용을 더 확실하게 반영할 수 있는 복합적인 지구 시스템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며 “모든 기후 요소를 결합한 모델로, 더 높은 공간 해상도에서 빙상과 해수면 변화를 모의하는 후속 연구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14일(현지시간) 공개됐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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