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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식2022-06-06 14: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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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적도기니 군사기지화… 美 “소말리아에 재파병” (정지섭 기자)
글쓴이 xiaotu 글잠금 0
제목 中, 적도기니 군사기지화… 美 “소말리아에 재파병”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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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로 확대되는 美中 전선

적도기니의 테오도르 오비앙 응게마 대통령
지난달 22일, 서아프리카 적도기니 수도 말라보의 새 국제공항 터미널 준공식이 열렸다. 행사장에는 시공사인 중국 웨이하이국제공사 대표단을 비롯해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80) 대통령과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망우에(54) 부통령 부자(父子)를 비롯한 정권 최고 실력자들이 총출동했다.

중국 기업이 아프리카에서 최신 공항 터미널을 건립한 것은 네 번째지만, 이번 준공식이 유독 주목받는 까닭이 있다. 적도기니가 중국의 아프리카 내 두 번째 군사기지의 유력 후보지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동북아프리카 지부티에 첫 아프리카 군 기지를 건립한 중국이 두 번째 아프리카 군 기지 건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중 대립 전선이 아프리카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적도기니는 면적은 한반도의 8분의 1에 불과한 소국이지만, 서아프리카 요충지로 꼽히는 나라다. 석유를 비롯해 천연가스와 목재 등 풍부한 자원 덕에 1인당 GDP(8070달러·2021년)는 아프리카 최상위권이다. 하지만, 집권층의 독재와 부정부패, 심각한 빈부 격차로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다. 지난 3월 스티븐 타운센드 미 아프리카사령부 사령관(대장)은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이 아프리카 대서양 연안에 해군 기지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여러 후보 지역 중 적도기니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중국이 서남아프리카 앙골라에도 육·해·공군 활동 지원이 가능한 지원 시설 건립을 물색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앙골라는 나이지리아에 이은 아프리카 제2 산유국이면서 남부 아프리카에서 면적이 124만6700㎢(한반도의 5.6배)로 가장 넓다.

중국은 2002년 내전이 종식된 앙골라에 5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하며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중국이 적도기니나 앙골라 중 어느 한 곳이라도 확보할 경우,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미주 대륙과 마주 보는 곳에 군 기지를 지을 수 있게 된다.

중국이 인도양 남부에도 군 기지를 가동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인도의 안보 전문 매체 바라크샤크티는 4일 인도양 섬나라 코모로가 지부티에 이어 제2의 군사기지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했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낙후한 코모로의 공항과 도로, 항만 시설 등의 기반 시설 건설을 독점했는데, 이렇게 구축된 인프라를 중국이 군사 시설로 활용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코모로 역시 세계 화물선들의 주요 항로인 모잠비크 해역과 인접한 곳에 위치한 요충지다.

중국의 이 같은 동향에 대해 타운센드 사령관이 “중국이 기회를 엿보며 아프리카에 크게 베팅하고 있다”고 공개 발언할 정도로 미국은 긴장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아프리카 외교에 공을 들여온 중국은 권위주의 정권과 결탁해 자국 기업을 진출시켜 사회 인프라를 건립하고, 경제 이권을 쓸어담는 방식으로 영향력 확대에 주력해왔다. 그러던 중국의 아프리카 정책은 2017년 지부티에 첫 군사기지 건립을 계기로 군사·정치적 영향력까지 확대시키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지부티는 이미 미군 기지가 운용되고 있어 아프리카 국가에 두 나라 군 시설이 모두 자리 잡는 첫 사례였다.

중국은 지부티 기지에 대해 “해적 퇴치와 평화 유지 등 인도적 활동이 주목적”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점차 군사 요새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미국의 아프리카 사령부는 현재 중국 기지에 최대 2000명의 병력이 주둔 중이며 무장 차량에 이어 공격용 헬리콥터까지 배치될 것으로 전망한다. 올 초 중국 외교부는 소말리아·지부티·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 등 ‘아프리카 뿔’ 지역의 평화 증진을 위한 특사를 임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정치적으로도 관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아프리카의 뿔 지역은 아프리카와 아라비아 반도를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다.

미국 내부에선 최근 아시아·태평양을 비롯해 동유럽과 중동 등에 집중하는 사이 중국의 아프리카 내 세력확대를 용인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미국이 아프리카를 오랫동안 무시하는 사이에 중국이 들어왔고 이제는 아프리카에선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고 했다.

중국이 아프리카를 군사적 기지화하는 전략을 본격화하자 바이든 행정부도 뒤늦게 이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1일 칠레·콩고민주공화국 주재 대사 등을 지낸 베테랑 외교관 마이크 해머를 새 ‘아프리카의 뿔’ 특사로 임명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최근 뉴욕에서 아프리카 10국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고, 외교·안보적 지원을 약속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20년 미군을 철수했던 소말리아에 다시 파병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은 2007년부터 동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알카에다 계열 테러 조직 알샤바브에 대응하기 위해 소말리아에 650~800명의 군을 파병해 오다가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결정으로 철수한 바 있다.
 

정지섭 기자 xanadu@chosun.com

원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695736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69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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