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녀 4명을 살해하는 데 가담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6개월간 참전한 뒤 사면된 것으로 알려진 니콜라이 오골로뱌크(33). /모스크바타임즈
러시아에서 10대 소녀 4명을 살해하고 신체 일부를 잘라 먹는 등 엽기적인 범행을 저지른 흉악범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6개월간 참전한 뒤 사면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모스크바타임즈와 AFP통신 등은 22일(현지 시각) 러시아 매체 ‘76.ru’를 인용, 2010년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니콜라이 오골로뱌크(33)가 최근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6개월간 복무한 후 석방됐다고 보도했다. 오골로뱌크는 러시아 국방부가 운영하는 전과자로 이뤄진 부대 ‘스톰Z’에서 복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오골로뱌크는 16세이던 2006년, 다른 러시아 청소년 6명과 함께 ‘오컬트 갱단’에 들어갔다. 이 집단은 악마 숭배 의식 일환으로 개와 고양이를 죽인 뒤 사체를 땅에 거꾸로 묶어놓는 등 엽기적인 행각을 벌여왔다. 이들의 행동은 점차 대담해졌고, 2008년부터는 ‘희생 대상’을 인간으로 돌렸다. 같은 해 6월 28일, 결국 10대 소녀 4명이 이들에 의해 살해됐다.
범행 방식은 끔찍했다. 이들은 소녀들을 묘지 뒤 공터로 데려가 오각형 모양의 불 주위에서 ‘의식’을 마친 뒤 악마의 상징으로 간주되는 숫자 666을 참조해 피해자들을 666번 찌르고, 신체 일부를 먹기까지 했다. 휴대전화로 사진을 남기고, 범행 이후에는 시신을 훼손해 인근에 묻었다. 옷과 소지품 등은 불에 태웠다. 당시 피해자들의 시신이 지나치게 훼손된 탓에 수사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오골로뱌크를 비롯한 오컬트 집단 멤버들은 2010년 2월에야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이들에게 죄책감이나 반성의 기미는 없었다. 되레 미소를 지으며 거만하게 행동했다고 한다.
재판 당시 오골로뱌크는 유일한 성인으로, 20년형을 선고받았다. 오컬트 멤버들 중에서는 가장 높은 형량이었다. 범행에 가담한 나머지 6명은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각각 2~10년형을 선고받은 뒤 현재 석방됐다. 원래 형량대로라면 오골로뱌크는 2030년 출소 예정이었지만,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그 또한 최근 석방돼 일상생활 중이다. 오골로뱌크의 아버지는 76.ru에 “그가 전투 중 크게 다친 뒤 풀려났다며 “지금은 회복 중이고 다시 ‘특별군사작전’에 동원될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크렘린궁은 이번 오골로뱌크 석방 보도가 나온 뒤 이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모두가 사면자 명단을 면밀히 검토한다. 최전선 참전과 관련한 조건은 변경된 것이 없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병력을 모으기 위해 사면을 대가로 죄수를 징집해 오고 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는 “10대 청소년 살해범의 석방은 러시아 죄수 사면 정책의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