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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식2023-03-07 11: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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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물러나는 리커창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 고별사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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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물러나는 리커창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 고별사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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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3.03.07. 오전 12:04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국무원 직원들 앞에서 고별사를 하는 모습.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라고 말한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과거 정치적 관례를 깨고 오는 10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과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선출돼 3연임할 예정이다. 대만 산리(三立)뉴스 유튜브 캡처10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최근 정부 부처 고별 투어에서 한 발언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 총리가 지난 2일 국무원 판공청 직원 800여 명에게 작별 인사를 하면서 연설한 영상이 SNS를 타고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리 총리의 고별 투어 영상은 중국 당국의 인터넷 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에 의해 차단되고 있지만, 통제 밖인 유튜브나 트위터 등에서는 여전히 번지고 있다.

이 영상에서 리 총리는 "사람들은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人在幹天在看)’고들 한다"며 "보아하니, 하늘에도 눈이 있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얼핏 연임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견제하려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는 곧이어 "국무원 동지들이 지난 기간 노고가 많았고, 헌신적으로 일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누리꾼들은 ‘삼국지연의’의 제갈량이 유비 사후 8번째 북벌에 나서면서 남긴 것으로 알려진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는 발언에 주목했다.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면 언젠가는 제대로 평가받게 된다며 자신과 동고동락한 국무원 관계자들을 격려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을 장악한 중국 최고 지도부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중국인들은 통상 부정적인 의미로 상대에게 경고할 때 이 말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퇴임하면서 남긴 의미심장한 발언"이라거나 "누구를 두고 말하는 것이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4기 1차 회의에서 임기 내 마지막 정부 업무보고를 한 리 총리는 오는 11일 신임 총리가 선출되면 10년간의 총리 생활을 마감한다.

그는 총리직을 수행하며 간간이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지난 2020년 전인대 기자회견에선 중국의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지적하며 "6억 명은 월수입이 1000 위안(약 17만 원)에 불과하다"며 시 주석이 제창한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이 미흡하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었다.

그러나 10년 전 총리 자리에 오르기 전 한 때 시 주석의 경쟁자였던 리 총리는 시 주석의 절대적 권력 확장에 충성 맹세를 하는 등 상대적으로 위상이 크게 약화했다.
 

리커창 총리가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이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발언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리커창 총리가 시 주석의 뒤를 걸어 지나가고 있다. AP 연합뉴스이번 전인대의 마지막 업무 보고에서는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을 중심으로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위대한 기치를 높이 들고 시진핑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침으로 20차 당대회 정신을 전면적으로 관철해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박세영 기자(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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