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정세와 경제 성장을 유지하는 남미의 강소국, 우루과이에서 자살률 증가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6일 우루과이 보건부에서 제공하는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우루과이 10만명당 자살 사망자는 23.2명으로, 2013년 16.1명에서 약 45% 증가했습니다. 이는 중남미 전체 평균(9.0명)의 2.5배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인 한국(2022년 기준 10만명당 25.2명)보다는 낮지만 전세계적으로는 높은 수준입니다.
연령별로는 10만명당 기준 90세 이상이 42.8명으로 가장 많았고, 75∼79세(39.0명), 80∼84세(38.1명), 65∼69세(32.7명) 순으로 노령층 비율이 높았습니다. 성별로는 남성(77.9%)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1천 달러 규모(한국 3만2천142달러)로 남미에서 가장 높은 우루과이는 주변국과 비교해 경제력이나 복지 수준, 정세 등이 안정적인 편이라는 받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는 이 같은 상황은 정부에서도 큰 도전 과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카리나 란도 우루과이 보건부 장관은 지난 7월 기자회견에서 “자살률은 우루과이를 자랑스럽게 만들지 못하는 지표”라며 “자살률은 1990년부터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지에서는 65세 이상이 국민 15%를 넘을 만큼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 노령화, 농촌 마을 인구 감소에 따른 공동화 현상과 홀몸 노인 증가, 정신 건강에 대해 언급을 꺼리는 전통적 문화 등이 자살률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꼽고 있습니다.
몬테비데오대학의 아나 마차도 교수는 중남미 매체 인포바에에 “젊은이들이 나이 많은 가족을 돌보는 시간을 점점 줄이고 있다”며 “많은 노인이 외로움에 시달릴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농촌 마을인 트레인타이트레스(38명), 라바예하(36명), 소리아노(34명·이상 인구 10만명당 자살률) 지역에서 극단 선택이 발생하는 사례가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세 곳은 지난 30년간 인구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고 노령화가 심각해졌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엔 청소년과 청년층 자살 시도 비율이 느는 추세라고 우루과이 정부는 전했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약 8개월 동안 보건부에 등록된 자살 시도 건수는 2천896건으로 하루 10건이 넘는데, 이중 절반이 15∼29세였다고 정부는 확인했습니다.
우루과이 정부는 자살 예방 전략(2021∼2025년)을 지속해서 다듬는 한편 무료 항우울제 보급, 심리치료비용 지원, 정신건강 검진 범위 확대, 자살 예방 교육 인력 확충 등 대안을 마련해 시행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