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2.20. 오전 8:22
지난해 중소기업의 고금리 대출 비중이 급증하며 9년 만에 최고치를 갱신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매출이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 현상’이 이어지며 중소기업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은행에 대출 광고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신규취급액 기준) 중 금리가 5% 이상인 대출 비중은 28.8%을 기록했다. 2013년(38.0%)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다.
전년 대비해선 9.6배 급증했다. 고금리 대출은 2019년 8.6%에서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3.6%, 이듬해인 2021년 3.0%까지 하락했다가 2022년 30%에 근접하게 올랐다.
반면 저금리인 금리 3% 미만 대출 비중은 2021년 60.9%에서 지난해 11.9%로 축소됐다. 중소기업들의 금융 부담이 그만큼 커졌다는 이야기다.
대기업과 비교해도 중소기업 부담이 더 컸다. 지난해 예금은행 대기업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 대출 비중은 18.9%로 전년(3.0%)보다 6.3배로 커졌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9.6배)의 증가폭이 더 크다.
[표] 연도별 중소기업 대출금리 수준별 비중(단위:%,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중소기업의 고금리 대출 비중은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지난해 1월 5.4%에서 11월 83.8%까지 폭증했다가 12월 77.3%로 약간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코로나19 국면을 거치며 대출 잔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말 현재 중소기업의 대출 잔액은 953조4000억원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716조7000억원)과 비교해 236조7000억원 올랐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