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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3-12-01 1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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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이스라엘, 하마스 기습 계획 1년 전부터 알았다”
내용

입력2023.12.01. 오후 1:50  수정2023.12.01. 오후 1:58

 

이스라엘이 지난 10월 자신들을 기습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 계획을 1년 전부터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에 대비하지 않았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가 입수한 암호명 ‘제리코 장벽’이라는 약 40페이지 분량의 문서에는 지난 10월7일 약 1200명의 목숨을 앗아간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이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설명돼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공격 일시는 정확히 명시돼 있지 않았지만, 가자지구 주변의 방공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주요 군사 기지를 습격한다는 구체적인 공격 내용이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10월15일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접경지대에서 이스라엘군 장병들이 대기하고 있다. 가자지구=로이터연합뉴스 

문서에 따르면 하마스는 공격 초기에 로켓을 발사한 뒤 드론으로 국경지대에 설치된 보안 카메라와 자동 기관총을 파괴하고, 총을 든 무장대원이 패러글라이더·오토바이·도보로 이동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NYT는 “하마스가 지난 10월 실제 공격에서 이 청사진을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따랐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관계자에 따르면 이 문서는 지난해 이스라엘 군사 및 정보 관리들 사이에서 널리 유포되었지만, 이들은 이 정도 규모와 목표를 가진 공격은 하마스의 능력을 넘어선다고 판단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고위 정치 지도자들이 이 문서를 열람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NYT는 전했다.
 
이 매체가 입수한 군 내부 문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 문서에 대해 “(하마스가) 이 계획을 어떻게 실현할지 아직 판단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기습이 발생하기 불과 3개월 전인 지난 7월에도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한 분석가가 하마스가 앞선 청사진에 설명된 것과 상당히 유사한 훈련을 실시했다고 상부에 알렸지만, NYT가 입수한 암호화된 이메일에 따르면 가자지구 사단의 한 대령은 이 분석가의 우려를 일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이 분석가는 이메일에 하마스의 기습 계획이 “단순한 마을 습격이 아닌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고안된 계획”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NYT는 관리들이 이스라엘군이 이러한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하마스가 공격한 남부로 병력을 재배치했다면 기습 공격의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심지어 예방할 수도 있었다고 인정했다고 전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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